[대입제도 개편안 7월 발표] "수능 완전 절대평가로 바뀌나" 2021학년 大入 안갯속

입력 2017-05-31 00:05:00

교육부 도입 논의 '3대 과제'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가 치러진 지난해 9월 1일 대구 경신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한국사 영역 문제를 풀고 있다. 성일권 기자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가 치러진 지난해 9월 1일 대구 경신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한국사 영역 문제를 풀고 있다. 성일권 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이 오는 7월쯤 발표될 예정이어서 입시 제도에 큰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중학교 3학년이 치를 2021학년도 수능이 완전 절대평가로 바뀌느냐와 고교 내신 성취평가제가 도입되느냐에 교육계는 물론 학부모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내년 고교 1학년에 처음 적용되는데, 이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1학년도에는 달라지는 교육과정에 따라 수능시험 내용도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능제도 개편은 엄밀히 말해 새 정부 출범과 관계없이 '대입 3년 예고제'에 따라 오래전부터 추진된 일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수능 절대평가 전환과 함께 고교 학점제를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어 고교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 도입도 7월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 25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수능 개편, 내신 성취평가제, 고교 학점제 등 3가지 모두가 연동된 사안이고 시기적으로 급박해서 빨리 논의할 것"을 강조했다.

◆수능 절대평가, 내신 성취평가 어떻게 될까?

교육부는 지난해 수능 한국사에 이어 올해(2018학년도) 영어영역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등 수능 전 영역 절대평가 전환을 위한 '사전 작업'을 해왔다. 수능 절대평가 도입은 문'이과 통합을 특색으로 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근거한다. 내년부터 고교 1학년은 계열 구분없이 공통과목(국어'수학'영어'한국사'통합사회'통합과학'과학탐구실험)을 배우고, 2학년부터는 각자 적성과 진로에 맞는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수능 절대평가를 앞두고 대학과 고교 현장에선 부정적 반응이 앞선다는 점이다. 대구 한 자사고 관계자는 "상위권 대학들이 변별력 떨어지는 수능 중심의 정시모집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학생부전형에 취약한 학생이나 재수생들에게는 '패자부활전' 역할을 하는 정시 선택권이 축소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2021학년도에 수학 등 일부 과목만 절대평가로 바꾸되 모든 과목 절대평가는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수능 절대평가와 함께 거론되는 고교 내신 평가제도도 전면 손질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고교 내신은 과목에 따라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병행하고 있고, 대학 입시에서는 상대평가 점수를 활용한다.

특히 고교 내신 성취평가제는 문 대통령의 주요 교육 공약인 '고교 학점제'와 관련이 많다. 고교 학점제는 고교에서도 대학처럼 학생이 원하는 수업을 선택해 듣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진로와 흥미에 따라 수업 선택권을 확대하자는 취지의 2015 개정 교육과정과 맥을 같이한다.

그러나 현행 내신 상대평가제 아래에선 고교 학점제의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 상대평가를 유지하면서 고교 학점제를 도입하면 인기 있는 과목과 그렇지 않은 과목이 갈리면서 소인수 과목(13명 이하 수강)에 대한 평가가 어려워진다는 지적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교 학점제가 제대로 운영되려면 수강 인원과 상관없이 본인만 열심히 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고교 학점제 운영은 고교 내신 절대평가와 직결된 사안"이라고 했다.

◆수능, 내신 절대평가 동시 도입 가능성은?

수능 절대평가와 고교 내신 절대평가를 동시에 도입할 경우 변별력이 떨어져 대학별 고사가 부활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렇게 되면 다시 사교육을 부추길 수 있어서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입에서 변별력 문제 때문에 고교 내신 절대평가의 도입을 미루면 고교 학점제를 제대로 운영하기 힘들고, 고교 학점제 때문에 고교 절대평가를 추진하면 수능 절대평가와 부딪히는 결과가 나온다"며 곤혹스러워한다.

대학에서는 수능과 내신 모두 절대평가를 도입한다면 다수의 동점자가 발생, 학생 선발을 위해 대학별 고사 등 다른 전형방법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강문식 계명대 입학처장은 "수능 절대평가를 도입한다면 변별력이 낮아 지필고사나 심층면접 등 또 다른 전형요소를 추가할 가능성이 있어 제도 개선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손선열 경북대 입학사정관 팀장도 "대학들은 우수한 학생 선발을 위해 또 다른 전형 평가방법을 찾고자 고심할 것"이라며 "학생부교과전형과 정시전형에 면접을 추가하는 방식, 수능영역별 대학 자체 변환점수표 활용, 학생부 추가 활용, 대학별 고사 등 여러 방안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용택 큰길교육입시컨설팅 소장은 "수능 절대평가 상태에서 내신마저 무력화되면 대학은 평가요소가 없어진다. 대학이 준비할 시간을 갖기 위해 내신 성취평가제 도입은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밖에 수능 최저기준 완화, 논술'특기자전형 폐지 등도 관심사항이다. 논술과 특기자전형은 사교육을 과도하게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대선 전부터 폐지 논의가 진행됐다.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기준을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궁극적으로는 전면 폐지해 수능을 자격시험화하자는 방안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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