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명문고 진학" "어느 장단에 춤추나"…중3 학부모 불안감 하소연

입력 2017-05-31 00:05:00

2021학년도 대입에 수능 절대평가와 함께 내신마저도 절대평가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에 학부모들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크다. 현행 입시제도에 맞춰 대입을 미리 준비해 왔는데 대입 정책이 이리저리 바뀌니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학부모 A(42'대구 수성구 황금동) 씨는 "올해부터 수능 영어영역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영어 대신 언어 영역 중요도가 커질 것'이라는 얘기가 돌아 아이의 영어학원을 끊고 국어학원에 새로 등록했는데 이번에는 수능 전 과목이 절대평가로 바뀐다고 하니 닭 쫓던 개가 된 기분"이라며 "입시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수능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변별력이 줄어드는 만큼 또 다른 사교육이 양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적잖이 나오고 있다. 학부모 B(48'대구 달서구 두류동) 씨는 "수능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어떻게 아이들의 우열을 가릴지 의문이다. 수능 중요도가 낮아지면 면접 등 다른 부분의 비중이 올라갈 수밖에 없고 이는 또 다른 사교육 몰입을 낳을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고교 내신 성취평가제에 대해서도 중학교 3학년 학부모들은 도입 여부에 따라 당장 자녀들의 진학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는 내신이 상대평가로 이뤄지는 만큼 과열 경쟁을 피하려고 의도적으로 입시 명문이 아닌 학교에 진학시키는 분위기도 있지만 절대평가가 되면 그럴 필요가 없어져 오히려 입시 명문고 입학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학부모 C(41'대구 수성구 수성동) 씨는 "내신 점수를 잘 받기 위해 경쟁이 치열한 명문고를 피하려 했는데 내신이 절대평가로 바뀐다면 생각을 다시 해봐야 할 것 같다"며 "내신이 절대평가가 되면 차라리 명문고나 자사고에 진학하는 게 면학 분위기에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대학 입시에서 수능의 절대적 영향력이 줄어들면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학부모 D(45'대구 수성구 만촌동)씨는 "입시제도가 지나치게 자주 바뀌는 것은 불만스럽지만 수능과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단 한 번의 수능이 대입을 결정짓는 문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학생부 반영 비중 향상, 면접 강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학생을 평가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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