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 이상 여부 신호등 역할 해
비트·결핵약 안 먹는데도
소변 붉다면 혈뇨 의심돼
다리 붓고 입맛 떨어지면
콩팥 기능 이상 여부 검사해야
주먹만 한 콩팥 2개가 하루 동안에 거르는 체액의 양은 무려 180ℓ에 이른다. 콩팥은 이 중 99%를 다시 흡수하고 1%가량을 소변으로 배출한다. 하지만 소변을 그저 지린내 나는 노란 배설물로 여기면 곤란하다. 소변에 포함된 수분과 전해질, 각종 노폐물은 시시각각 몸의 상태를 반영한다. 따라서 소변의 색과 상태, 냄새 등을 관찰하면 콩팥의 이상 여부는 물론 전반적인 건강 상태도 엿볼 수 있다.
◆블랙베리, 비트 먹어도 붉은 소변 볼 수 있어
정상적인 소변은 투명하거나 연한 노란색을 띤다. 소변 색이 지나치게 붉으면 보통 혈뇨를 의심한다. 그러나 소변에 피가 섞이지 않아도 붉은빛 소변을 보는 경우가 있다. 결핵약 등 약물을 복용하거나 블랙베리, 비트 등을 먹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무리한 운동이나 사고 등으로 근육에 심한 손상을 입은 경우에도 소변이 붉은색 또는 진한 갈색을 띤다. 근육이 녹는 '횡문근융해증'이 원인이다. 녹은 근육 속 물질은 혈액 속으로 스며들어 장기를 망가뜨린다. 특히 마이오글로빈은 신장 세뇨관 세포를 죽여 급성 신부전증을 일으킨다.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하면 질소 노폐물이 축적돼 체내 수분 균형이 깨지고 심장과 폐 기능이 떨어진다.
약물이나 음식, 무리한 운동, 근육 손상 등이 없었는데도 소변 색이 빨갛다면 소변 검사로 혈뇨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젊은 층의 혈뇨는 콩팥을 포함한 요로계에 감염이 일어난 경우가 가장 많다. 콩팥 자체에 염증이 생기는 사구체신염도 가끔 육안으로 혈뇨를 관찰할 수 있다. 노인의 경우 악성 종양으로 출혈이 생기면서 혈뇨를 보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뿌연 소변은 통풍 의심해야
소변이 탁하게 나오는 대표적인 원인은 통풍이다. 그러나 탁한 색깔의 소변이라고 모두 통풍인 것은 아니다.
맥주를 비롯해 간이나 허파 등 내장, 튀긴 음식, 갑각류, 등푸른생선 등 퓨린 성분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몸속에 요산이 많이 생성돼 소변이 뿌옇게 보일 수 있다.
음식 탓이 아니라면 방광염이나 전립선염 등 요로 감염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당뇨병이 있거나 고령인 경우 요로감염을 방치하면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소변이 뿌옇게 보이면서 시원하게 보지 못하고,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 소변이 나오는 등 배뇨 증상이 있다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별다른 배뇨 증상 없이 소변 색만 뿌옇다면 물을 충분히 마시고 청결을 유지하면 된다. 단,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소변 색이 뿌옇다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소변에 거품이 많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거품이 많고 오랫동안 지속되면 단백뇨를 의심해야 한다. 몸에 별다른 이상이 없는 상태에서 거품뇨가 지속되면 당뇨나 고혈압 등으로 콩팥 기능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콩팥으로 단백질이 빠져나가는 사구체신염이나 간질성 신염 등일 수 있어 검사가 필요하다. 다리가 붓고 입맛이 떨어지며 기운이 없다면 콩팥 기능에 큰 문제가 있을 위험이 있으므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종학 대구파티마병원 신장내과 과장은 "소변 색깔이나 혼탁함, 거품 등으로 몸의 이상을 알 수 있으므로 평소에도 소변 상태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면서 "내시경 검사가 없는 경우 소변검사 전에 500㎖ 이상 물을 마시면 정확한 결과를 받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이종학 대구파티마병원 신장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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