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사랑꽃' 연출 윤정인 맥씨어터 대표, 내달 1일 日 공연

입력 2017-05-29 00:05:05

"도쿄서 몇 곡은 일어로 부를 예정, 교민·현지인들의 관심도 높아요"

'얼마나 많은 슬픔을 숨기려고 이렇게 아름다운가.'

뮤지컬 '사랑꽃'을 본 관객이라면 공연이 끝나고 한동안 머릿속을 맴돌던 멜로디를 기억할 성싶다. 2013년 딤프 대상을 받으며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던 이 멜로디가 대구'서울 대학로'중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울려 퍼질 예정이다. '사랑꽃'을 연출하고 테마곡을 직접 쓴 맥씨어터 윤정인 대표를 만나 '사랑꽃' 도일기(渡日記)를 들어보았다.

-'사랑꽃'은 해외 출장 복이 많은 작품이라고 들었다.

▶한중일 3국은 전쟁, 이별, 그리움 같은 정서를 묘하게 공유한다. 한중일에서 '사랑꽃'이 공연되면 말이 통하지 않는데도 관객들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본다. '사랑꽃'은 2015년 중국 동관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 참가해 '특별영예상'을 받았다. 일부곡은 중국어로 번안돼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2015년 9월엔 일본 가고시마현 기념행사에 초청돼 공연했다.

-6월 1일 도쿄에서의 공연 일정은.

▶도쿄한국대사관과 협의 끝에 '사랑꽃' 공연 일정을 잡고 대관까지 확정 지었다. 항공비, 체재비 걱정을 하던 참에 마침 대구문화재단에 '지역콘텐츠 진출사업' 공고가 떴다. 운 좋게 우리 작품이 선정돼 경비 부담없이 공연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한국 교민은 물론 현지인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몇 곡은 일본어로 부를 예정이다.

-대구에서 뮤지컬 제작자로 성공한 케이스인데 돈은 좀 벌었나.

▶적지 않은 히트작을 냈다. 딤프 대상작 '사랑꽃',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러브 테라피' '비방문 탈취작전' 등이다. 대구는 작품의 히트와 상업적 흥행이 별개다. 그나마 '러브 테라피'가 좀 나은 편이다. 학생들 힐링 내용이라고 시교육청에서 정기공연을 지원해줬기 때문이다. '사랑꽃'은 딤프 대상작 후광을 업고 봉산문화회관서 3개월을 걸었는데 총 수입은 4천만원 남짓이었다. 여기서 인건비, 배우들 식대를 빼고 나니 통장 잔고는 제로였다.

-대구 뮤지컬 관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역 팬들이 대구산(産) 뮤지컬에 무척 인색하다. '영웅' '엘리자벳' '명성황후'에는 관객이 넘치는데 토종 뮤지컬은 외면받는다. 인력, 예산을 앞세워 100억원대 자금을 쏟아붓는 서울무대에 비하면 지역의 제작 환경은 열악할 수밖에 없다. 우수한 공연들이 일회성 공연으로 그치는 것이 안타깝다. 지역 작품 수준만 너무 탓하지 말고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도록 관심과 성원을 보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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