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의 득표율). 참으로 머쓱할 만도 한데, 한국당은 그렇지 않나 보다. 한국당은 9년 만에 정권을 내주고 야당이 됐지만, 여전히 대선에서 패했다는 걸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유권자들은 분명 '보수'의 쇄신을 요구하며 다소 후하다 싶을 만큼의 표로 '경고'했으나 받아들이는 쪽의 해석은 전혀 엉뚱해 보인다.
한국당 한쪽에서는 24%를 두고 "폭탄(박근혜 대통령 탄핵) 떨어진 곳에서 핀 희망의 꽃"으로 읽고 있다. "모든 것이 불리하기만 했던 악조건 속에서 솔직히 이만큼 성취한 것만 해도 기적"이라는 자평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대선 목표가 애초 선거비용 보전(득표율 15%)에 있었던 사람들 같다.
785만여 표. 이 중 324만여 표는 대구경북'부산경남 등 영남권에서 왔다.
여전히 보수의 텃밭을 움켜쥐고 있음을 재확인했지만, 명실상부한 '영남만의 당'이 됐음도 확인했다.
보수당의 초라한 몰골이다.
그럼에도 한국당은 유권자가 꺼낸 '옐로카드'는 안중에 없는 듯 '당권' 싸움으로 시끌벅적하다.
7월 3일, 새 지도자를 뽑는 전당대회 일정을 받아 놓은 한국당은 그래도 "우리에겐 107석 의석이 있지 않느냐"며 '강한 야당'이 되겠다고 떠들어대고 있다.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겠다면 벌써 장외에서는 선수들이 몸 풀기에 들어갔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당을 위기로 몰아간 집안싸움이 또다시 목격되고 있다.
막말로 시작된 친박계와 비박계의 당권 신경전이 이제는 편을 갈라 노골적으로 싸우는 모습이다.
당권 도전을 가시화하고 있는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페이스북을 통해 친박계를 '바퀴벌레'에 비유하며 원색적 비난을 쏟아붓자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제정신이냐. 낮술을 드셨냐"며 싸움의 시작을 알렸다.
친박계는 "24% 받은 홍 전 지사가 100석 넘는 당의 당권을 쥐겠다는 건 지나친 욕심이다"고 비난하고, 다른 쪽에서는 "선거비용도 못 돌려받을까 봐 전전긍긍했던 지지율을 24%까지 끌어올린 사람은 홍 전 지사이고, 그의 개인 역량에 기대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당 재건 리더십을 홍 전 지사가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싸움엔 이유가 있다. 전당대회에는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권 행사 타이틀이 걸려 있어 승리 시 계파와 측근들을 포진시켜 3년 후 총선 공천권을 좌지우지할 지역민심을 선점할 수 있다.
잿밥에 눈이 향하고 있으니, 혁신의 다짐은 읽히지 않는다. 24%마저 빠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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