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 가로수 길 걷고 123층 마천루 보고…오늘은 나도 '강남 스타일'

입력 2017-05-25 00:05:02

◆동대구역서 수서역 1시간 40분 걸려

#압구정로엔 스타 아트토이 반겨줘

#800여 점 피규어 천국 '뮤지엄W'

18일 오전 10시 5분 동대구역 승강장. 201m 길이의 SRT열차가 들어왔다. 날아가는 탄환 형상을 본뜬 차체에서 속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풍성한 포도를 떠올리게 하는 와인색도 눈에 띄었다. 객실 좌석은 특실과 일반실로 구분했다. 좌석 간격이 특실은 106㎝이고, 일반식은 96㎝였다. 앞좌석과의 무릎 공간이 넉넉했다. 좌석마다 전원 콘센트가 있었고, 인터넷 속도도 만족스러웠다. 열차는 단숨에 속도를 끌어올렸다. 진동도 크지 않아 책을 보거나 노트북으로 업무처리가 가능했다.

수서역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44분이었다. 곧바로 점심을 먹고, 한류스타거리로 향했다. 강남 압구정로에 있는 이 거리는 '도심판 올레길'로 불린다. 엑소와 방탄소년단, 블락비, 소녀시대, 동방신기 등 케이팝 스타를 캐릭터로 만든 대형 아트토이 '강남돌' 18개가 길을 따라 설치돼 있었다.

도로를 건너 '어른아이'의 놀이터인 '피규어뮤지엄W'를 찾았다. 만화와 영화 캐릭터의 나라였다. 800여 점의 피규어(관절을 움직이게 만든 장난감)가 독차지했다. 캐릭터 장난감을 주제로 한 테마파크였다. 어린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즐거운 공간이었다.

로봇 만화영화 건담 장난감은 수억원이 넘는다. 웬만한 예술품을 능가하는 액수다. 입구 벽에 붙어 있는 스파이더맨과 계단 위의 아톰, 로비의 트랜스포머 범블비 등이 관람객을 맞았다. 1951년 탄생한 아톰부터 철인 28호, 마징가 제트, 파워레이저, 건담, 에반게리온 등 수십 년간 동심을 사로잡은 캐릭터였다. 또 히어로들의 공간도 있었다. 슈퍼맨과 배트맨, 엑스맨, 헐크, 아이언맨 등 아이들이 따라했던 만화영화 속 주인공들이었다.

◆핫한 '가로수 길'과 '빛의 거리'

#신사동 655m 패션·문화 유행 선도

#강남역 미디어폴 22개 '황홀 야경'

유행의 풍향계이자 강남의 핫플레이스인 '신사동 가로수 길'로 갔다. 기업은행 신사동지점과 신사동주민센터 사이 655m 거리로, 문화와 쇼핑, 패션이 어우러진 젊음의 거리다. 갤러리들이 거리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밑바탕이 됐다. 1980년대 화랑들이 모여들었다. 여기에 패션 업종이 더해졌다. 패션전문학교가 자리 잡았고, 패션 디자이너들이 가게를 문 열었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는 가구와 인테리어 업체가 입점했고, 디자인과 광고, 영화, 음악, 사진, 건축 등의 업종이 들어섰다.

보도 양쪽에 2~3m 간격으로 은행나무가 있었다. 1970~2000년 사이 지어진 건물이 대부분이다. 우레탄 포장의 보행로가 걷기에 편했다. 거리는 주로 의류와 액세서리, 잡화 등을 취급하는 가게가 많았다.

특히 건물 1층에 패션 관련 점포가 상당수 자리했다. 카페와 음식점, 주점 등도 개성 있는 내·외부 장식을 뽐냈다. 편의점과 완구 판매, 갤러리, 공연장, 화방, 북카페 등도 다채롭게 분포해 있었다.

시몬느 핸드백 박물관으로 들어갔다. 세계 첫 핸드백 박물관이란 수식을 얻고 있다. 전시실에는 영국과 프랑스 등 외국의 향낭과 지갑, 가방이 놓여 있었다. 다양한 형태와 색채, 문양 등이 볼거리였다. 1500년대에서부터 최신 핸드백까지 손가방의 역사를 아우르는 전시물이었다.

해가 진 뒤 강남역으로 갔다. 밤에는 빛이 볼거리가 됐다. 빛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한 것이다. 강남구는 이를 '빛의 거리'라고 불렀다. 높이 12m에 폭이 1.4m인 미디어폴 22개가 설치됐다. 음악에 맞춰 어둠이라는 '검은 도화지'에 형형색색의 빛이 그림을 수놓았다. 길을 가던 사람들은 고개를 들어 밤하늘의 빛을 감상했다.

◆시티투어와 전망대

#올해 개장한 초고층 롯데월드타워

#세계서 가장 높은 '유리바닥' 짜릿

강남여행 둘째 날 강남역에서 시티투어버스를 탔다. 유럽의 전차를 연상케 하는 '트롤리버스'(trolleybus)였다. 실내 장식이 나무 재질이고, 짐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들른 곳은 가로수 길과 청담패션거리, 세븐럭카지노, 코엑스, 봉은사, 압구정로데오거리, 광평대군묘역, 도산공원 등이었다. 역사와 문화, 패션 등 무지개같이 다채로운 강남을 엿봤다.

여행의 대미는 롯데월드타워였다. 올해 4월 개장한 따끈한 신상품이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는 점 하나로도 설렘을 준다.

전체 123층. 초속 10m로 상승하는 전용 엘리베이터 '스카이셔틀'로 올랐다. 1분 만에 118층 478m 높이에 도착했다. 투명한 유리바닥의 스카이데크가 있었다. 유리바닥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조심스레 발을 디디고 나서 내려다봤다. 지상의 사람과 차들이 하나의 점처럼 작게 보였다. 눈이 아찔했고, 발끝이 간질간질했다.

12층 아래로도 즐길거리가 많았다. 백화점과 면세점, 쇼핑몰, 공연장, 영화관, 아쿠아리움 등이 포진해 있었다. 지하 1층부터 6층까지는 명품 백화점을 표방하는 '에비뉴엘'이 자리했다. 5, 6층에는 맛집 거리가 조성됐다.

정해창 강남관광해설사는 "강남은 과거와 미래,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곳"이라며 "지하철 9개 노선 중 6개 노선이 강남을 지나서 교통이 편리하고, 봉은사와 선릉과 정릉, 백화점과 문화시설 등 도심 관광자원이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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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경

#SM엔터 연예인 콘텐츠 즐기면서 식사

◆SUM cafe=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 청담사옥에 있다. 이곳 레스토랑은 유행하는 퓨전 음식을 취급하고 있다. 파스타와 리조또, 스테이크 등 익히 알려진 음식에 특색을 더했다. 먹물과 밥을 섞은 리조또에 그릴에 구운 한치를 더하거나, 곱게 다진 소고기 미트볼과 파스타를 조화롭게 섞는다. 떡볶이와 김밥, 튀김 등 분식 음식도 접할 수 있다. 건물 곳곳에 있는 SM 소속 연예인의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로 648. 02)6240-7799.

#크림소스·할라피뇨 곁들인 삼겹살 군침

◆배러댄비프=소고기보다 돼지고기 요리를 표방한 식당이다. 한 방송에서 '문 닫기 전에 방문해야 할 삼겹살집'으로 소개됐다. 기발한 삼겹살 퓨전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국적인 재료와 어울린 삼겹살 구이가 유명하다. 크림소스를 밑에 깔고 잘 익은 삼겹살에 할라피뇨(멕시코 고추)가 얹어져 나온다. 여기에 리코타치즈 막걸리를 곁들여 먹으면 일품이다. 이외에도 순두부 그라탕과 김치감자파이 등도 입맛을 당긴다.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11길5. 02)3446-0400.

#갈색 빛 국물의 깊은 맛…70년 전통 곰탕

◆코엑스 하동관=70년 전통의 곰탕 맛집이다. 갈색 빛을 띤 국물이 깊은 맛을 전한다. 잘 익은 김치와 깍두기도 식욕을 돋운다. 다진 파를 듬뿍 넣어서 육수의 느끼한 맛을 달랜다. 곰탕은 크기별로 4가지 종류다. 고기를 푸짐하게 먹고 싶으면 '20공'이나 '25공'을 주문하면 된다. 20공부터는 곱창을 추가할 수 있다. '통닭'과 '냉수'라는 메뉴가 있는데, 이는 각각 날계란과 소주 반 병을 뜻한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159 코엑스몰 B1 J101. 02)551-5959. 서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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