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출산·육아가 행복한 경북] <3>포항 저출산 극복 프로젝트

입력 2017-05-24 00:05:00

경력단절여성 위한 일자리 1,500개 "아이 낳고 재취업"

기혼 여성 일자리 사업을 위한
기혼 여성 일자리 사업을 위한 '엄마참손단' 발대식.
포항시 북구보건소에서 실시 중인 직장인 임신부를 위한 출산 교실.
포항시 북구보건소에서 실시 중인 직장인 임신부를 위한 출산 교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 한국의 사회지표'에서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출산 가능한 여성의 나이인 15세부터 49세까지를 기준으로, 한 여성이 평생 낳을 수 있는 자녀의 수)이 1.17명으로 전년보다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OECD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에 해당한다.

◆인구절벽 현상 가속화

전문가들은 최근 30년간 우리나라 출산율 감소세가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며 우려를 나타낸다. 인구 구조의 변화는 현재의 사회문제와 앞으로 다가올 미래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저출산으로 인해 인구가 급속히 감소하고 있으며, 고령인구는 증가하는 반면에 생산가능 연령인구(15~64세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사회 발전에 대한 지속가능성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도시나 농촌 할 것 없이 '딸, 아들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라는 등의 표어가 내걸렸다. 하지만 30여 년이 흐른 지금 저출산으로 인한 사회문제가 절박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2005년에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저출산 고령화 위원회를 출범한데 이어, 2009년에는 '아이 낳기 좋은 세상 운동본부'를 발족하고, 2015년 10월 제3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저출산에 대한 발 빠른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취업과 주택 등 경제적 여건에 따른 만혼(晩婚)과 비혼(非婚)의 증가, 육아'교육비에 대한 부담 가중, 남성의 육아 및 가사 참여 저조 등 여러 가지 사유로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 채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드는 인구절벽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경북도, 2020년까지 합계출산율 1.8명 목표

경북도의 경우, 저출산 극복을 위한 인식 개선과 실천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4월 시민사회계와 종교계, 기업'경제계, 교육계, 보육계, 여성계, 언론계 등 16개 단체가 참여하는 '저출산 극복 사회연대회의'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사회연대회의는 올해 일'가정 양립, 행복한 출산, 함께하는 육아, 임산부 배려, 남성의 육아 참여, 다양한 가족 형태 수용 등을 주제로 공동캠페인과 함께 간담회와 포럼 등을 실시하고, 저출산 극복 인식개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아빠와 함께하는 공감여행'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경북도는 올해 저출산 대책으로 '결혼'출산'육아가 행복한 경북'을 목표로 합계출산율이 지난 2015년 기준 1.46명에서 2020년까지 1.8명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미혼 남녀 만남지원 및 결혼 문화 개선, 청년취업 Cheer up! 일'취'월'장 프로젝트 추진, 신혼부부 등 주거안정 지원 등 결혼 여건을 조성키로 했다.

또 임신'출산 관련 경제적 부담 경감, 안전한 분만 환경 조성,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강화 등 건강한 임신과 출산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양육 부담 완화 및 일'가정 양립지원을 위해 국공립'직장어린이집을 확충하고 다자녀가정 학생 교육비를 지원하며, 가족친화인증기업에 인센티브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결혼'출산'가족친화적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생애주기별 인구 교육 실시와 경북도 저출산 극복 네트워크 활성화, 다자녀 가정 및 어린이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이어 저출산 극복 조직'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지자체 인구정책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저출산 극복 기본계획을 마련키로 했다.

◆다양한 저출산 극복 프로젝트 시도하는 포항시

경북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포항시는 아직까지 '초 저출산'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저출산의 위기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판단 아래, 다양한 지원책과 함께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 조성처럼 실효성 있고 시민들로부터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출산장려 시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간다는 계획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과 대응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공유하면서도, 구체적인 정책 추진 과제와 계획에 대해서는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다"면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은 가정과 사회의 공동 책임인 만큼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출산율이 증가할 수 있도록 출산과 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가족친화 및 양성평등의 사회문화를 조성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포항시는 출산율의 지속적인 증가를 통해 경제 활동이나 자녀 교육에 큰 걱정 없이 살기 좋은 지역사회 조성을 목표로 출산장려금과 건강보험료 지원 등 다양한 출산장려정책을 펼치고 있다.

출생일 현재 부모 가운데 한 사람이 포항시에 거주하고 있다면 출산장려금을 지원하고 있다. 첫째 아이의 경우 20만원을 일시금으로 지급하는가 하면, 둘째 아이의 경우는 60만원(월 5만원씩 12개월), 셋째 아이 이상은 220만원(일시금 100만원, 월 10만원씩 12개월)을 지원하고 있다. 둘째 아이 이상 출생의 경우, 3년 동안 2만원씩 납입하고 10년이 보장되는 보장성 보험 성격의 건강보험료를 지원하며, 4자녀 이상 가정의 10세 미만 자녀에 대해서 연 20만~25만원을 지원하는 다자녀 특별 양육금도 지원하고 있다.

◆아이 기르기 좋은 도시, 다양한 정책 추진

포항시는 특히 다양한 출산장려시책으로 저출산을 극복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거시적 접근을 통해 젊은 세대들이 마음 놓고 출산해 아이를 기를 수 있도록 사회적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아이 기르기 좋은 포항'을 기조로 다양한 자녀 양육 지원 시책을 마련해 진행하고 있다.

우선 여성 출산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경력 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에만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일자리 1천500여 개를 만들어 취업 상담과 직업교육, 취업 연계, 취업 후 사후 관리 등 취업 지원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엄마참손단' 일자리 사업을 통해 하루 4시간 어린이집 급식보조와 교구위생관리를 비롯해 보건, 위생, 영양, 보조 등의 분야에서 근무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모집해 운영한 데 이어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통해 여성인턴제, 직업교육프로그램 수료생 취업관리, 찾아가는 직업상담 등 일자리 관련 기관과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밖에도 포항시는 여성문화회관과 연일읍사무소와 흥해읍사무소, 남'북구보건소 등에 육아용품지원센터를 마련하고 포항시에 거주하는 임산부와 영유아를 대상으로 카시트와 유모차 등 육아 용품을 무료로 대여해주고 있다.

이 시장은 "출산율 회복은 단기간에 해결이 어려운 문제인 만큼 장기적인 시야를 가지고 사회 전체가 함께 힘을 모아야만 성공할 수 있다"면서 "민간과 지역이 저출산 극복을 위해 인식을 개선하고 이를 실천으로 옮겨 나가고, 가족친화와 양성평등의 사회 문화를 조성하는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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