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화려한 언니 7인 컬러풀축제 더 화사하게
빨강머리 개성 넘치는 이은아 팀장
40, 50대 대구시청 여직원 캐스팅
청라언덕'서문시장'수성못 등 8곳
캉캉무용복과 몸뻬바지 입고 촬영
시민들 '대구찬가' 맞춰 함께 춤춰
'대구 언니쓰'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조용히 입소문을 타고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화제의 영상은 TV방송에서 인기를 탄 '언니쓰'라는 콘셉트를 패러디한 2017컬러풀대구페스티벌(5월 27, 28일) 홍보 영상이다. 일명 '대구 언니쓰'라는 이름으로 모인 영상 속 7명의 주인공들은 모두 대구시 공무원이다. 전화로 한국의 전통 여인상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은아(대구시 축제진흥팀) 팀장은 첫 만남부터 강렬했다. 새빨갛게 염색한 머리 색깔과 둥근 미인형 얼굴이 희한하게 조화를 이뤘다. 빨간 머리카락에 주황색 점퍼를 입은 그가 들어서자 카페 안이 환해졌다. 이 팀장은 최근 온라인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동영상 속 주인공이다.
김현혜(의회사무처), 권명자(택시물류과), 김주희(시민소통과), 이은아(축제진흥팀), 김정임(사회적경제과), 이혜영(물산업과), 장은경(총무과) 씨 등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대구시청 여직원들이 모여 언니쓰를 결성했다.
◆축제라는 '잘 차려진 밥상' 대접하기
이 팀장은 2015년부터 대구시 축제진흥팀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그는 공무원 입문 후 17년 동안 기획실과 인사팀에서 일한 인사행정 전문가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처음 축제진흥팀에 발령을 받았을 때는 업무가 많이 낯설었다. 축제진흥팀 일은 동시에 즐거운 도전이기도 했다. 축제란 남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모두가 즐기는 일이기 때문에 준비하는 일도 보람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발령 첫해에는 축제 관련 업무를 익히는 데 주력했다. 그는 업무를 배워갈수록 '어떻게 하면 '축제'라는 잘 차려진 밥상을 더 많은 사람에게 대접할 수 있을까?' 하고 골몰하게 됐다. 기존에 있던 광고나 보도자료 대신 시민들에게 직접 축제를 알리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홍보 영상을 찍겠다고 결심했다. 올해만큼의 주목을 받진 못했지만 지난해에도 이 팀장은 후배와 함께 홍보 영상을 만들었다. '축제기간 내 교통 통제'라는 주제로 안내 영상을 촬영했다. 영상 속에서 그는 연극과 출신 후배와 함께 연기 투혼을 불살랐지만 동영상은 소리 소문 없이 묻혀버렸다. 올해는 주제를 바꿔 축제 홍보뿐만 아니라 대구의 명소를 함께 소개하는 홍보 영상을 만들었다.
◆'대구 언니쓰'의 탄생
이 팀장은 지난해 실패를 교훈 삼아 올해는 만반의 준비를 했다. 대구 유명 관광지 소개를 위해 장소를 물색하고 그에 걸맞은 의상을 빌렸다. 처음엔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도깨비' 패러디 영상을 기획했다. 하지만 선뜻 지원하는 남자 직원들이 없어 홍보 영상은 찍어보지도 못한 채 무산됐다. 대신 빼어난 미모와 쿨(Cool)한 성격을 자랑하는 대구시청 여직원들을 캐스팅해 '대구 언니쓰' 홍보 영상을 제작하게 되었다.
캐스팅도 쉽지 않았지만 촬영도 순조롭지는 않았다. 항상 민원인과 마주하고 일하는 공무원들이라 인터넷으로 얼굴을 공개하는 걸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동료들을 어르고 달래 40대 중반에서 50대 여직원 6명을 모았다. '대구 언니쓰'가 결성되는 첫발을 내디뎠다.
성격 좋고 체력 좋기로 소문난 여직원들이 의기투합했지만 촬영 일정은 만만찮았다. 똑같은 율동을 100여 차례 반복하고 짧은 시간 안에 여러 장소로 이동하는 강행군은 남자들도 하기 힘든 일정이었다. '대구 언니쓰'는 시청을 시작으로 청라언덕, 서문시장, 수성못 등 대구 전역에 있는 8개 명소를 찾아 동영상을 촬영했다. 장소에 맞춰 복장도 7가지나 준비했다. 시청 앞에서는 정장, 놀이공원에서는 캉캉 무용복, 짧은 치마를 입었고 시장에서는 몸뻬를 입고 춤을 췄다. 오전 7시에 시작된 촬영은 잠시도 쉴 틈 없이 진행되었다. 장장 10시간 동안 찍었지만 홍보 영상은 최종 3분 35초짜리 분량으로 압축됐다.
체력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쉽지 않은 일정이었지만 '대구 언니쓰'는 예상치 못한 데서 힘을 얻었다. 서문시장이나 이월드에서는 지나가던 행인들도 '대구찬가' 노래에 맞춰 함께 춤추며 촬영에 동참했다. 촬영이 길어질수록 힘이 부치던 직원들도 시민들의 호응에 힘입어 더 열심히 춤을 췄다.
◆컬러풀페스티벌 같이 즐깁시다
축제를 준비하면서 아쉬움도 많았다. 개인 시간을 쪼개 홍보에 열성인 직원들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축제 참여에 소극적인 동료들이 대부분이다. "컬러풀대구페스티벌에 필요한 자원봉사자가 300명 정도 필요한데 80여 명만 지원했어요. 시청을 들쑤셔서 일단 120명까지 채웠어요."
이은아 팀장은 대구FC 엔젤클럽의 퍼레이드 불참이 못내 아쉽다. 올해 퍼레이드에는 대구FC를 후원하는 순수 기부자모임 '대구FC 엔젤클럽'이 참가할 예정이었지만 참가 인원을 채우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겼다. 컬러풀대구페스티벌의 꽃인 퍼레이드를 1천4명의 엔젤클럽이 수놓을 계획이었지만 시민들이 장관을 볼 기회는 결국 무산됐다.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이 팀장이 올해 축제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축제를 진행하는 동안 매년 행사 규모도 커지고 시민들 의식 수준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컬러풀대구페스티벌 기획 3년 차인 이 팀장은 올해에도 많은 시민들이 축제에 참여하길 기대한다. "축제는 즐거운 거잖아요. 더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어내 함께할 수 있다면 매우 보람 있는 일이에요. 2017컬러풀대구페스티벌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오셔서 더 즐겁게 놀다 가세요!"
##'대구 언니쓰' 강추 프로그램
#가면 댄스
마음의 준비 안 된 참가자 위한 기획
▷놀고 싶다면 '가면' 준비하세요
올해 컬러풀대구페스티벌의 포문을 여는 '도전 대구! 도시 점령!'은 얼굴을 가리고 즐기는 익면(匿面) 프로그램이다. 민낯으로 즐길 줄 모르거나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참가자를 위해 기획됐다. 현장에서 제공하는 가면을 쓸 수도 있지만 참가자들이 직접 준비해 개성을 뽐낼 수도 있다. 가면을 쓴 참가자들은 드넓은 국채보상로에서 춤추고 노래할 수 있다. 평소에는 자동차만 허락되던 도로에 누워 아스팔트의 열기를 느껴볼 수 있다. 다함께 '대구찬가'에 맞춰 율동을 하는 등 다양한 게임도 준비돼 있다.
#100인 동상
축제 히든카드
대구 역사 재연
▷100인! 100인! 100인!
공평네거리에는 가로세로 18m의 대형 무대가 설치된다. 100명의 무용수가 무대에 올라 대구 문화의 인물을 주제로 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타악기 연주자 100명이 경쾌한 음악으로 관객의 호응을 유도한다. '100인의 동상'은 이번 축제의 히든카드다. 100인의 동상은 무대 곳곳에서 대구의 정신, 역사 재연을 통해 참가자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뮤지컬 배우들이나 중창단 등이 꾸미는 대형무대가 준비되어 볼거리가 한층 풍성해졌다.
#퍼레이드
100마리 공룡 등장 남구팀 우승 노려
▷아사쿠사 삼바팀? 그 이상이 펼쳐집니다
2017컬러풀대구페스티벌의 꽃은 단연 퍼레이드 행사다. 지난해에는 화려한 의상과 현란한 춤 동작으로 '아사쿠사 삼바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아사쿠사 삼바팀 마츠시타(67) 단장은 "세계 각국의 행사에 참가했지만 컬러풀대구퍼레이드는 참가팀을 위한 준비나 행사 규모, 진행 면에서 모두 최고"라고 평가했다. 올해 눈길을 끄는 참가팀은 대구시 구'군팀이다. 구'군팀은 지난해 축제 우승을 외지인(?)에게 양보해야 했던 것이 못내 아쉬웠다. '남구팀'은 최근 명소로 급부상한 공룡공원을 테마로 한 퍼레이드를 준비했다. 퍼레이드에는 100마리의 공룡 등 깜짝 놀랄 만한 소품들이 등장할 예정이다. '100대의 피아노'를 테마로 한 달성군, 공산전투를 재연한 동구팀은 올해 우승을 목표로 이번 퍼레이드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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