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5당 원내대표 오찬회동] 文 대통령 "국회 개헌 주도 땐 딴죽 걸 의도 없어"

입력 2017-05-20 00:05:01

150분간 개헌 포함 검찰·방송 개혁 논의…국정원 정치 개입 근절 의지 드러내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낮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여야 5당 원내대표와의 첫 오찬 회동에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노회찬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낮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여야 5당 원내대표와의 첫 오찬 회동에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노회찬'국민의당 김동철'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문재인 대통령, 자유한국당 정우택'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와의 19일 첫 청와대 회동은 2시간 30여분 만에 종료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50분부터 오후 2시 20분까지 청와대 상춘재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자유한국당 정우택'국민의당 김동철'바른정당 주호영'정의당 노회찬 등 5당 원내대표와 오찬을 겸해 회동했다. 애초 이날 오후 1시 30분까지 예정됐던 오찬은 참석자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누느라 오후 2시 20분에야 끝이 났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은 검찰'국정원'방송 개혁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 "대통령은 국회 차원의 합의가 이뤄지기 이전이라도 국정원이 국내정치 개입 근절에 대해선 확고한 의지를 강력히 표명하며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날 회동에 대해 참석자들이 밝힌 내용이다.

▷내년 6월 개헌=문 대통령은 '내년 6월 지방선거에 맞춰 헌법을 개정하겠다'는 약속을 19일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는 자신의 말에 많은 강박 관념을 갖는 사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가 전했다.

정 원내대표가 "국회에 개헌특위가 만들어져 있으니, 정부 개헌특위를 만들 이유가 있겠느냐"고 하자, 문 대통령은 "국회가 그렇게 말한다면 정부 특위를 만들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고 정 원내대표는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그렇지만 여론 수렴 과정이 미진하지는 않은가"라며 "국회와 국민이 원하는 개헌 방향이 똑같지 않을 수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고 정 원내대표가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가 (개헌에서) 그 역할을 한다면, 본인 스스로 절대 발목을 잡거나 딴죽을 걸 의도가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다만 "(개헌은) 선거구제와 권력구조가 맞물린 측면이 있다"며 선거구제 문제와 함께 검토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는 "기본권 강화와 지방 분권에는 크게 이의 없이 합의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이런 것을 먼저 잘 만들어서 추진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정 원내대표는 전했다.

▷여야정 협의체 구성 제안=문 대통령은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야당 대표들에게 "상시소통과 대화를 위해 여러분과 뜻을 같이할 것"이라며 이같이 제안했다고 정 원내대표가 전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여야정 협의체 참석 범위에는 각 당의 정책위의장도 포함되며, 경우에 따라 국무총리가 참석하거나 문 대통령 본인이 직접 참석하게 된다고 정 원내대표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정례적인 협의체를 만들어 가겠다"며 "현안이 있어서 여는 것이 아니라, 현안과 관계없이 정례적으로 열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협의체를 만들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여야 5당 원내대표에게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구성 및 운영을 제안했고, 이에 5당 원내대표들이 동의해 실무협의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박 대변인은 또 "각 당의 공통 대선 공약을 우선 추진하자는 대통령 제안에 대해 각 당 원내대표들의 동의가 있었고 국회에서 구체적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외교안보 정보 공유, 사드 특사 보고 뒤 신중 결정=문 대통령은 외교안보 정보를 야당과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초당적 협력을 위해 외교안보 정보 공유를 강화할 뜻을 밝혔다고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가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동 후 국회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이 (서훈) 국가정보원장 내정자에게 외교 문제를 포함해 국가안보 관련 사항을 야당에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씀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국내 배치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과 중국에 특사가 가 있으니 특사활동 결과 등을 보고받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고 주 원내대표는 설명했다.

▷일자리 추경=문 대통령은 "일자리 추경의 구체적인 내역을 보면 야당도 반대를 안 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얘기를 했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추경에 대한 구체적인 내역을 곧 제출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설명했다. 노 원내대표는 또 문 대통령이 "오늘 검찰인사는 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한 필수적 조치"라고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승진 기용 등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고 전했다. 또한 노 원내대표가 "이창재 차관(법무부 장관 권한대행)이 사퇴했으니 차관 인사를 서둘러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문 대통령은 "바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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