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길의 경북 장터 사람들] (19)김천 황금장터 청년 찐빵장수 김홍환 씨

입력 2017-05-20 00:05:01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다시 헝그리 정신으로 도전

태권도장 관장 출신인 김홍환 씨가 빵을 만들고 있다. 김 씨는
태권도장 관장 출신인 김홍환 씨가 빵을 만들고 있다. 김 씨는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젊은 장사꾼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경북 김천시에 서는 오일장 황금장터에 금빛 찬란한 태권도 사범 출신 찐빵장수가 있다. 김홍환(28) 씨가 그 주인공이다. 본 연재 14번째 주인공 선산장터 찐빵장수 김동섬 씨의 둘째 아들이다. 경상북도 태권도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전 체급에서 메달을 휩쓸기도 했다. 태권도 국가공인 4단 자격을 가진 김홍환 씨는 한때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기도 했다. 군복무 시절에는 태권도 조교도 경험한 실력파 유단자이다. 그가 어떤 연유로 시장에서 찐빵 장사를 하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들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태권도를 배운 김 씨는 태권도 사범 자격으로 도장을 운영했다. 초기에는 배우는 아이들이 많았지만 시골 인구가 줄면서 도장을 운영하기에는 힘이 부치는 상황까지 왔다. 결국 적자를 못 면해 도장 문을 닫고 빵장사를 하기로 결심했다. 중학교 때부터 부모님의 찐빵가게에서 지켜본 경험이 큰 힘이 되었다. 웬만한 찐빵 만드는 기술은 그 당시에 어깨너머로 배웠다. 김 씨 가게의 주력상품은 찐빵, 찹쌀, 팥도넛, 슈크림도넛, 꽈배기, 핫도그이다. 가장 잘 나가는 빵은 팥도넛이고 겨울에는 찐빵이 많이 나간다. 작년 말 창업해 이제 5개월째이다. 김 씨는 "2년간은 홍보기간이라고 생각하고 시골장터를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최대한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한다. 또한 그는 "취업난에 청년들이 많이 어려워하는데 눈높이를 낮추면 의외로 많은 일자리가 보인다"며 "어떤 일이라도 헝그리 정신으로 도전한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한다.

학교 영양사인 여자 친구가 옆에서 도와주는 것도 큰 힘이 된다. 3년 전부터 사귀고 있는데 곧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라고 한다. 퇴근 후 매일같이 김 씨의 가게에서 장사를 도와주고 말동무도 해준다. 취업대란 시대에 전통시장에서 젊은이들의 패기와 열정으로 창업해 장터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사라지고 있는 시골장터와는 달리 활기가 넘치는 황금장터. 금메달리스트 김홍환 씨가 있어 더욱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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