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북도, 원자력클러스터에 대한 미련은 버려라

입력 2017-05-19 00:05:01

경북도가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원자력클러스터 사업을 고집하고 있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문재인정부가 원전과 원자력산업 축소를 공약했음에도, 경북도는 원자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으니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북도는 원자력클러스터 대신에 원자력해체기술종합연구센터(원해연) 유치와 신재생에너지클러스터 조성 등 실현 가능한 국책사업에 매진해야 할 상황이다.

원자력클러스터는 동해안의 원전'방폐장을 중심으로 연구, 생산, 교육 시설 등의 원자력 관련 복합단지를 만드는 사업이다. 경북도는 2012년부터 2028년까지 13조5천억원을 투입하기로 했으나, 그 가운데 12조원이 국비다. 국비 조달이 지지부진해 원자력 마이스터고와 원자력 전문대학원을 개설한 것이 전부다.

홍보는 그럴듯하게 했을지 몰라도, 실제로 추진되고 있거나 완료된 세부 사업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정부 입장에서는 원자력에 대한 중복 투자가 있는데다, 원자력 관련 시설을 집적시키는 것에 약간의 거부감을 갖는 듯했다. 이명박'박근혜정부 때도 이루지 못한 일을 문재인정부에서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이는 전무하다.

새 정부 핵심부에 원자력 얘기만 나오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원전 반대론자'가 적지 않다. 정부가 당장 원전을 없애지는 않겠지만, 설계수명 30년 이상의 원전을 폐쇄하고 신규 원전 건설은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경북도가 원자력클러스터에 대한 미련을 갖는 것처럼 비치면 정부 정책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

새 정부가 원자력을 축소하면 국가 에너지 정책의 틀이 완전히 바뀐다. 이럴 경우 원자력해체기술과 신재생에너지가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경북도는 맨 먼저 원해연 유치를 위한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부산과 치열한 싸움을 벌여야 하는데, 얼마만큼 준비해왔는지 궁금해진다. 동해안에 수소연료전지, 해양'지열'풍력 등의 에너지 단지를 조성하는 에너지클러스터 조성에도 사활을 걸어야 한다. 경북도는 좀 더 유연함을 갖고 미래 발전적이고 실현 가능한 사업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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