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몇 곡에 수천만원 펑펑, 라인업으로 대학 서열 매겨…흥행에만 목 맨다는 지적도
'대학 축제는 아이돌 콘서트장?'
대학들이 앞다퉈 축제 기간에 스타 가수나 유명 아이돌을 초청하면서 학생들이 주인공이어야 할 대학 축제가 갈수록 '돈 잔치'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북대와 영남대, 계명대 등 대구권 주요 대학들은 17일을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잇따라 축제를 연다. 각 대학 총학생회는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초청 가수들을 경쟁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싸이, 여자친구, 오마이걸, 구구단, 라붐 등 최근 유명세를 타는 스타 가수나 아이돌이 대부분이다. 일부 누리꾼은 SNS나 인터넷을 통해 각 대학의 '초청가수 라인업'을 비교하면서 대학 축제 서열까지 매기기도 한다.
문제는 학생회가 이들을 한 번 부르는 데 수천만원의 비용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양한 프로그램 기획보다는 단순히 스타를 불러 흥행에 목을 맨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이돌이나 인지도 있는 가수를 부르려면 최소 1천만원이 들고, 최상급 아이돌은 5천만원 이상 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학생회에서는 축제 예산의 절반 이상을 섭외비로 지출하기도 한다.
한 대학 관계자는 "일부 학교는 가수 초청 등을 할 때 주류업체 협찬을 받는다. 하지만 이 과정이 비공개로 이뤄져 종종 학생회와 업체 사이에 리베이트 문제가 발생하고 축제가 '술판'으로 끝나는 문제도 부추긴다"며 "요즘 대학 축제는 천편일률적으로 '스타 공연'과 '주막촌'이 전부"라고 꼬집었다. 대학생 김모(23'여) 씨 역시 "축제 운영도 결국 학생회비로 충당하는 것인데 가수 불러 몇 곡 들으려고 대부분의 운영비를 사용한다는 점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총학생회 관계자는 "축제 참가자를 많이 모으는 데 아이돌 초청만큼 효과 큰 수단이 없다"며 "이들 공연은 평소 보기 어려운 이벤트라 지역민 볼거리 차원에서도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백승대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젊은이들의 대중문화 폭이 좁고 대학 자율활동이 크게 위축되면서 어느 순간 축제가 획일화되고 상업화됐다"며 "대학 축제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총학생회의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하며 대학 측에서도 의견 교류 등 적극적인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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