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태어나면 1,250만원…신생아 수 증가하는 유일한 郡
우리나라는 저출산으로 인해 점차 인구가 줄어들면서 이웃의 아기 울음소리가 듣기 힘들어졌다. 이런 추세라면 2750년에는 우리나라 인구가 0명을 기록할 수도 있다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경북 최북단 봉화의 저출산 극복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조례 제정, 저출산 극복을 위한 홍보와 캠페인, 각종 지원사업 등을 추진, 아이 낳기 좋은 봉화로 만들었다.
◆아이 낳기 좋은 봉화군
지난달 정안숙(33) 씨는 봉화군으로부터 1천250만원을 받았다. 셋째 아이를 낳았을 뿐인데 군에서 출산장려금이라며 준 돈이다. 셋째 아이 건강을 위해 보험에 가입해주고 매달 보험료도 내준다. 또 보건소가 운영하는 다양한 육아 프로그램에서 육아 정보도 제공한다. 지금 정 씨는 아무런 육아 스트레스 없이 아이를 잘 키우며 살고 있다.
봉화군의 출산지원정책이 성공을 거두면서 '아이 낳기 좋은 도시'로 탈바꿈했다. 산모에게 실제 도움이 되는 출산지원책과 양육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 것에서 시작됐다.
봉화군은 2007년 인근 지방자치단체보다 먼저 저출산 극복을 위한 출산육아지원금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연간 13억원씩 10년째 출산장려금을 지원한다. 출산가정에 출산축하금 50만원과 함께 5년간 첫째 470만원, 둘째 650만원, 셋째 이상 1천25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했다.
둘째 이상 태아와 출생아에게는 월 3만원의 건강보험료를 5년간 지원해 18세까지 보장받는 든든한 보험 지원을 했다. 또 찾아가는 산부인과 운영, 임산부 엽산제'철분제'영양제 제공, 임산부 건강교실,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출산육아용품 대여 등 다양한 출산장려책도 펴왔다.
이 같은 노력은 출산율로 나타났다. 봉화군은 전국 평균 출산율 1.24명, 경북도 내 평균 출산율 1.46명보다 높은 1.62명으로 출산 혁명을 일으켰다. 이는 유럽의 대표적인 저출산 국가인 프랑스가 아이를 많이 낳으면 아동 수당만으로도 온 식구가 먹고살도록 해줘 인구감소 문제를 해소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출산 극복 노력, 신생아 수 증가로 나타나
봉화는 경북 군 단위 지역 중 인구감소 대비 신생아 수가 증가하는 유일한 곳이다.
2005년 봉화의 신생아 수는 203명에 그쳤다. 그러던 것이 2013년까지 270명선으로 꾸준히 늘었다. 또 지난해 인구감소 대비 신생아 수는 176명으로 2013년 212명, 2014년 198명, 2015년 199명 등 해마다 순 증가세를 보여, 같은 기간 도내 대부분 시'군에서 출산이 급감한 것과 대조적이다.
2007년 8월 조례 제정 전부터 산모에게 30만원 상당 출산용품을 지원했다. 조례 제정 후에는 출산축하금 50만원(1회), 출산지원금은 5년간(60개월) 매월 첫째 7만원, 둘째 10만원, 셋째 이상 20만원씩 지원하고 있다. 특히 육아에 필요한 출산 육아용품 구입 부담을 덜어주고자 보건소에 장난감과 동화책, 유축기, 보행기, 카시트 등 21종 401점을 무료로 빌려준다.
매월 2회 운영하는 찾아가는 산부인과는 안동의료원 이동진료팀의 도움을 받아 봉화군보건소와 석포면보건지소에서 산전 기본검사와 초음파, 기형아검사 등을 실시, 임산부들의 심리적 안정과 건강을 책임진다. 또한 (사)한자녀더갖기운동연합 봉화군지부와 봉화군보건소는 유치원 어린이 부모를 초청, '저출산 극복 달인 아빠를 찾아라' 행사를 마련, 육아 지식을 전하고 '육아는 엄마의 몫'이란 고정관념을 깨고 아빠들의 적극적인 육아 참여를 유도했다. 손은지 봉화군보건소 저출산대책담당은 "아이는 낳는 것도 중요하지만 키우는 문제도 중요하다. 아빠와 가족의 육아 참여와 산모관리, 저출산 극복 캠페인 등을 통해 좋은 출산 환경과 육아 환경을 조성하는데 행정이 앞장서겠다"고 했다.
◆앞으로 계획은?
"저출산 극복은 가족문화부터 바꾸는 게 우선입니다."
저출산 극복을 위해 '나부터, 다 함께'라는 슬로건을 걸고 부부중심의 결혼문화 확산, 남성의 육아'가사참여, 고비용 양육문화개선 등의 캠페인을 확대하고 있다. 저출산 문제는 가정의 문제가 아닌 국가 존립과 관련된 현실이기 때문이다. 캠페인을 통해 OECD 국가 중 최하위 출산율을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출산장려가 범국민적 운동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릴레이 캠페인을 통해 가족과 자녀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출산 친화적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또 빈혈과 저체중'성장부진'영양섭취상태 불량 중 한 가지 이상 위험요인이 있는 임신부와 출산'수유부, 영유아에게 맞춤형 영양식품을 제공하는 영양플러스 사업도 확대키로 했다.
이동국 봉화군보건소장은 "단순히 장려금 주니까 아이를 낳으라는 것이 아니다. 결혼'출산'양육에 대한 긍적적인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며 "저출산 위기 극복은 현장에 답이 있다.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제도개선을 통해 새로운 정책 개발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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