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기표소로 안내하자 욕설…외국인들 "파티 같은 선거운동"
제19대 대통령 선거 투표일인 9일 대구경북에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이른 아침부터 투표 행렬이 이어졌다. 하지만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를 훼손해 입건되거나 화재가 발생하는 등 사건사고도 잇따랐다.
○…투표소를 잘못 찾은 유권자가 투표사무원의 착오로 투표권을 행사한 뒤 동명이인의 진짜 유권자가 나타나 선관위가 혼비백산(?)했다. 박모(20'대구 서구 평리동) 씨는 오후 1시 30분쯤 자신이 선거인으로 등록된 평리동 1투표소가 아닌 3투표소를 찾아 투표했다. 동명이인인 박모(35'서구 평리동) 씨가 오후 3시쯤 3투표소를 찾았을 때는 이미 선거인명부에 투표를 한 것으로 기록된 뒤였다. 착오를 확인한 투표사무원은 곧바로 서구 선관위에 보고했고 선관위는 두 유권자의 이름과 주소, 나이를 재차 확인한 뒤 뒤늦게 온 박 씨에게 투표용지를 배부했다. 앞서 투표한 유권자는 관할 1투표소에 연락해 투표한 것으로 처리했다.
○…대구 남구 선거관리위원회는 술에 취해 투표소에서 투표사무원을 폭행한 혐의로 A(59) 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A씨는 오전 11시 20분쯤 남구 대명동 제3투표소인 남구보건소에서 술에 취해 테이블을 발로 차고 투표사무원의 목을 조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앞서 오전 6시 40분쯤 해당 투표소에 들러 투표를 마쳤음에도 다시 찾아와 "아직 투표를 하지 못했다, 투표하러 들어가겠다"며 소란을 피운 것으로 드러났다.
○…오전 10시 50분쯤 포항시 남구 송도동 제2투표소(송도초교)를 찾은 B(48) 씨는 투표사무원이 "장애인 기표소가 비었으니 거기에서 투표하라"고 안내하자 "장애인이 아닌데 왜 장애인 기표소로 안내하느냐"며 욕설을 하고 투표용지를 찢는 등 난동을 부렸다. A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돼 포항 남부경찰서에서 조사받았다.
○…오전 10시 25분쯤 김천시 대곡동 제4투표소 김천학생체육관에 설치된 전등에서 불이 났으나 투표 종사자가 소화기를 이용해 진화했다. 김천소방서는 경찰'한국전력 등 유관기관과 함께 현장을 확인하고서 투표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투표를 계속 진행했다.
○…오전 11시 30분쯤 투표를 마친 김천시 구성면 금평리 마을 주민을 태운 대통령 선거인 교통 편의 차량(24인승 버스)이 마을 앞 도로 과속방지턱을 넘다가 김모(77) 씨 등 주민 3명이 충격으로 넘어지면서 다쳐 김천제일병원으로 이송됐다. 주민들은 척추 부상이 의심돼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역대 선거마다 투표율이 낮았던 대구 서구청은 투표율 올리기에 안간힘을 쏟아 눈길을 끌었다. 8일과 9일 각각 두 차례씩 구청 전 직원에게 '이번 선거 사전투표에서 전국 226개 지방자치단체 중 서구가 꼴찌를 한 것은 자존심 문제'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투표를 독려했다. 선거 당일에는 차량을 동원, 오후 늦게까지 골목 곳곳을 다니며 투표 참여를 당부했다. 이날 서구 투표율은 73.6%로 남구(73.5%)를 가까스로 제쳤다.
○…외국인들도 투표에 관심을 보였다. 부인과 함께 수성구 범어동 제3투표소인 범어초등학교를 찾은 프랑스인 에밀리앙 고호(34) 씨는 "한국은 정당별로 색깔이 나뉘어 있고 노래하고 율동하는 모습이 마치 파티와 같았다. 학력과 병역 등이 기록된 선거책자도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또 "프랑스에서는 자신의 가치관과 일치하는 후보를 뽑는데 한국에서는 대통령의 능력을 중시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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