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개혁적 보수 가능성 열어…정계개편 파고 넘을지 관심

입력 2017-05-10 00:46:17

20석 신생 정당서 의미있는 선전…소속 국회의원 이탈 등은 과제로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오전 대구 안심2동 제2투표소에서 부인 오선혜 씨와 함께 투표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오전 대구 안심2동 제2투표소에서 부인 오선혜 씨와 함께 투표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신생 정당인 바른정당의 간판으로 선거를 치른 유승민 후보의 향후 진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른정당은 선거에서는 졌으나 개혁 보수의 가치에 공감하는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을 반영한 의미 있는 득표를 했다며 앞으로 새로운 보수를 이끌어갈 가능성이 열렸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유 후보는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역대 지지율 가운데 최고치인 7%를 찍었다. 선거 초반에는 3~5%대의 지지율을 나타냈으나, JTBC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본선거 직전인 지난 6일과 8일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유승민 캠프는 투표 결과와 막판 여론조사가 선거 초반보다 높게 나온 것은 개혁 보수를 원하는 국민들의 염원이 소신 투표를 통해 반영된 것이라며 고무적으로 받아들였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100석이 넘는 거대 정당이지만 우리는 고작 국회의원 20명으로 유승민 후보와 함께 대선을 치렀다. 각 후보가 얻은 득표율을 국회의원 머릿수대로 나눈다면 결코 낮은 득표율이 아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상욱 유승민 후보 대변인 단장은 9일 바른정당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이 캠프에 왔을 때 여론조사 지지율이 1%에서 왔다갔다했다. 그때보다 7배 넘게 뛴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하지만 포스트 대선 정국에서 바른정당의 향배에 따라 유 후보의 정치적 진로도 갈림길에 서게 됐다. 유 후보가 보수정치의 지도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느냐, 아니면 새로운 보수로의 실험이 나락으로 빠지느냐는 기로에 선 것이다.

유 후보 앞에는 소속 국회의원들의 자유한국당 또는 국민의당 이탈 가능성과 정계 개편 회오리 등 파고를 넘어 '따뜻한 보수'의 견고한 적자로 자리매김해야 하는 숙제가 놓여 있다. 유 후보가 지난해 총선 무공천, 탈당과 복당, 그리고 재탈당과 창당 등으로 이어진 짧은 기간의 역경과 위기에 이어 향후 험로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유 후보는 이날 밤 바른정당 당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무엇보다 제가 추구하는 개혁 보수의 길에 공감해 주신 국민들 덕분에 바른정당과 저로서는 새 희망의 씨앗을 찾았다"며 "이 씨앗을 소중히 키워서 싹을 틔우고 언젠가는 열매를 맺도록 하겠다"고 개혁 보수의 가치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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