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무인운반 로봇 개발, 중소기업 요청으로 상용화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이하 DGIST)의 한 연구실. 마치 '카고 트레일러'처럼 생긴 기기가 짐을 실은 채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또 다른 기기가 자동으로 그 뒤에 바짝 붙어 천천히 따라간다. 문전일 DGIST 협동로봇융합연구센터장은 이 기기를 가리키며 "우리가 지난해 말 개발에 성공한 무인운반 로봇인 '모바일 워커'(Mobile Worker)로 '협동로봇' 개념이 도입된 로봇이다"고 소개했다. 컬래버레이션 로봇, 즉 협동로봇이 전 세계적으로 뜨는 가운데 DGIST가 최근 협동로봇을 개발, 상용화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합체'분리 '자유자재'
협동로봇은 독일에서 중소기업형 로봇을 개발해 활용한 것이 시초다. 좁은 공간에서 작업자와 같이 일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로봇끼리 상황에 따라 합체하기도 하고 분리되기도 하는 등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 문 센터장은 "지금까지 작업 개념이 로봇만 작업하거나 인간만 작업하게 돼 있었지만 그런 개념을 확 바꾸는 것이 협동로봇이다"고 말했다.
협동로봇은 개발하기가 상당히 까다롭다. 인간과 근접해 움직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안전 문제가 중요해서다. 살짝이라도 부딪히면 멈추게 설계해야 하는 것. 그만큼 소프트웨어나 센서 분야에서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것이다. 지난해 6월쯤 국제표준이 마련됐을 정도로 한창 발전하고 있는 분야다.
협동로봇은 중소기업에 적합한 로봇이다. 대기업에서는 로봇이나 자동화가 잘 돼 있는 반면 중소기업은 그만한 규모를 갖추지 못해 단위사업별로 협동로봇이 굉장히 유용한 것이다. 문 센터장은 "기존 제조공정의 로봇에 비해 절반 가격으로 앞으로 얼마나 스마트하게 만드느냐에 따라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아이템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현재는 중소기업 제조나 생산 공정에 주로 활용되지만 앞으로 의료나 재활은 물론, 서비스 분야의 수요가 많아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DGIST 기술력 총아 '모바일 워커'
'모바일 워커'는 3년 전 대구의 한 중소기업 요청으로 개발에 착수했고 오랜 기간 검증을 통해 지난해 말 완제품으로 탄생했다. 이처럼 상용화한 경우는 한화테크윈 등 몇몇 대기업 외에는 현재까지 없다는 것이 문 센터장의 설명이다.
이 로봇에는 반력측정센서 기술이 탑재돼 있어 로봇에 올려진 물건의 무게하중을 측정해 스스로 힘을 분산할 수 있다. 또한 사물인터넷이나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물류의 크기와 무게에 따라 로봇끼리 자동으로 합체했다가 분리되는 등 협업제어도 가능하다. 사람이 살짝만 당기면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전후좌우 전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바퀴를 장착해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다. 문 센터장은 "최종 목적지만 정해주면 자신들이 스스로 가장 효율적으로 옮기는 방법을 찾는다"며 "좀 더 높은 인공지능을 적용하면 자체 제어력이 그만큼 높아진다"고 말했다.
문 센터장은 "협동로봇은 한창 발전하고 있는 분야로 아직 전 세계적으로 시험평가를 해주는 기관이 없다"며 "대구시에서 지역에 있는 로봇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협동로봇을 시험평가할 공인기관을 설립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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