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정의 달 5월, 어린이들이 안전한 세상을 만들자

입력 2017-05-05 00:05:01

해마다 어린이 교통사고 피해자가 10만여 명에 이르고 사망자 수도 줄지 않고 변함없이 70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린이 교통사고는 5월 가정의 달과 휴가철인 8월에, 요일별로는 주말에 주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3일 보험개발연구원이 2014년부터 최근 3년간 자동차보험 대인 배상 피해 현황을 분석해 발표한 결과이다.

무엇보다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가 줄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최근 3년간 어린이 교통사고 피해자는 매년 평균 10만1천437명이다. 이들 가운데 목숨을 잃은 어린이는 216명으로, 해마다 평균 72명이 숨졌다. 특히 어린이 사망자 80명을 조사한 결과 안전벨트 미착용자가 41명이나 됐다. 어린이 안전벨트 미착용은 어른들이 제 할 일을 소홀히 한 결과다. 이 같은 어린이 교통사고 피해자와 사망자가 줄지 않는 악순환은 심각한 일이다. 어린이 보호 교통대책이 겉돌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끄러운 모습이다. 어린이 보호를 위한 맞춤 대책이 절실하다.

또 다른 문제는 5월과 8월, 그리고 주말과 평일 하교 때 어린이 교통사고가 집중적으로 일어난다는 점이다. 어린이 야외 활동과 움직임이 많을 수밖에 없는 시기와 시간대에 사고 피해와 희생이 많은 것이 증거다. 반대로 운전자가 그만큼 조심해야 할 때이다. 또 어린이 교통사고 피해자의 40%가 1~2학년, 34%가 3~4학년으로 74%가 저학년이다. 이런 취약한 시기와 시간대의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저학년 어린이 보호를 위한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으면 불행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교통 당국은 물론 학교와 가정이 염두에 두고 대책에 나서야 할 부분이다.

질병도 아닌,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교통사고로 아까운 어린 생명이 목숨을 잃는 불행을 보고 그냥 손을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가해자나 피해자 등 교통사고 당사자가 감당하기에는 사회적 손실과 후유증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기(利器)인 자동차가 되레 어린이의 꿈이 피기도 전에 목숨을 앗아가는 흉기로 도로를 질주하게 내버려 둘 수는 없다. 대책 마련은 늦출 일이 아니다. 어린이들이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어른들이 무엇이든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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