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락없는 '뚜벅이' 차림이었다.연두색 옥스퍼드 셔츠를 반소매로 걷어붙이고 운동화를 신었다.검은색 배낭을 메고 손목엔 건강관리용 스마트워치를 찼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대선을 닷새 남긴 4일 유세 기간 즐겨 입던 흰색 와이셔츠와 초록색 넥타이를 벗어 던지고 흰색 밴 차량에서 내려 '국민 속으로' 도보 유세를 시작했다.
이날 대구를 시작으로 선거 전날까지 '120시간' 동안 이어지는 대장정이다.
안 후보의 첫 여정은 이날 오후 2시 50분께 동대구역 안에서 시작됐다.
그는 출발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게 "민심 깊숙이,국민 속으로 찾아가 말씀을 나누겠다"며 "우리가 과거로 돌아갈 수 없지 않으냐.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국민과함께 깊숙하게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연일 계속된 지방 유세 강행군에 목소리는 다소 쉬었지만,피곤한 기색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출발에 앞서 운동화의 신발 끈을 단단히 동여맨 안 후보에게 벌써 많은 사람이 몰려와 '셀카'를 찍고 악수를 하며 사인을 요청했다.
악수를 청한 한 50대 남성에게 안 후보가 "요즘 대구 민심이 어떻습니까"라고 묻자 "저는 안철수입니다.진정성이 있어서요"라는 반가운 답이 돌아왔다.이에 안 후보는 "진정성 있게 열심히 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역사 안에서는 '안철수 파이팅'을 연호하는 사람들도 있었다.이에 안 후보는 "고맙습니다.파이팅할게요"라며 연신 답례했다.때로는 시민들의 응원에 감격한 듯 얼굴이 상기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역내 편의점에서 만난 20대 부부에게 이번 대선에서 바라는 점을 물었고,남편이 "자영업자들이 잘사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이에 안 후보는 "자영업자가 제일 힘들어요.저도 작은 회사 했잖아요.기대하는 만큼 잘할게요"라고 약속했다.
안 후보는 기차를 기다리는 장병들에게 건강한 군 생활을 기원하면서 병장들에겐 "얼마 안 남았네.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지"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역에서 나온 안 후보는 동대구 역 앞에서 군밤을 파는 노점상인에게도 "마음 편하게 자영업 하는 세상을 꼭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길을 걷다 마주친 한 40대 여성과 사진을 찍은 다음 "정직한 사람들이 마음에 상처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나라를 꼭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에게는 "아이들이 좋은 기억을 갖고 자라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대구 동부소방서에 들러선 대원들을 격려하고 "국민 생명을 위해 헌신하는 분들이 제대로 대접을 받아야 한다"며 소방청 독립 등 관련 공약을 꼭 지키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문한 동대구지구대에서도 "고맙다"며 일일이 인사를 하고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분들을 잘 대접해야 선진국"이라며 경찰 처우개선과 수사권 독립 공약을 소개했다.
약 7시간을 걷는 강행군인 만큼 중간중간 '재보급'도 필수적이다.
안 후보는 한 할머니가 건네주는 요구르트를 '원샷'하고,아파트 상가의 슈퍼마켓에 들러서 아이스크림 5개를 사고 하나는 직접 먹기도 했다.
최근 전국적으로 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이날 대구는 구름이 끼고 바람이 불어 몹시 덥지는 않았다.
안 후보는 걷기 시작한 지 1시간 10여 분이 지난 오후 4시께 자신의 스마트워치를 쳐다보더니 "지금까지 7천600보 걸었네요"라고 말했다.
주요 대선 후보인 만큼 평소에는 많은 인원이 따라붙지만,이날은 천근아 공동 선대위원장과 조광희 비서실 부실장,김경록 대변인 등만이 가까이서 수행했다.
경호 인력도 사복으로 갈아입고 숫자를 줄여 최대한 시민과의 거리감을 없애고자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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