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3박4일' 수학여행 115만원 vs 적정 가격 83만원

입력 2017-05-04 00:05:00

너무 비싼 수학여행…위탁업체 1인당 30만원 폭리, 숙박비 40만원 vs 25만원

대구지역 일부 학교가 실시하는 해외 수학여행 비용이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해외 수학여행을 앞둔 고등학생들이 삼삼오오 관광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매일신문 DB
대구지역 일부 학교가 실시하는 해외 수학여행 비용이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해외 수학여행을 앞둔 고등학생들이 삼삼오오 관광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매일신문 DB

고가의 수학여행비 논란을 일으킨 A고교의 상품은 적정가격보다 1인당 30만원 이상 비싸 폭리 수준이란 게 여행업계의 한결같은 시각이다. 위탁업체는 학교 1곳에서 1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다는 것이다. 업체들의 폭리는 결국 학부모들의 부담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A고교가 지난달 공개한 일본 오사카 3박 4일(6월 5~8일) 수학여행 경비는 1인당 115만원이었다. 취재팀은 대구 여행사 3곳에 의뢰해 경비가 적정한지를 비교해 봤다. 그 결과 여행사 3곳은 1인당 평균 약 83만원이면 A고교 수학여행 일정을 똑같이 소화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견적을 내 보니 숙박비와 항공료, 현지 관광버스 금액이 유독 높게 책정됐다"며 "우리가 제시한 금액도 통상 여행사에서 가져가는 7~9%의 이익을 포함한 것이지만 해당 업체는 지나치게 많은 이익을 챙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금액 차이는 숙박비에서 가장 큰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측 자료에 따르면 학생들은 특급호텔에 이틀 묵은 뒤 일본식 1급 전통호텔에 하루 머무는데 호텔 측에서 제공하는 식사까지 포함해 1인당 40만원이 책정됐다. 여행사 3곳이 제시한 평균 가격 25만원과 큰 차이다. 2~4인실에 사흘 묵는 비용치곤 과하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여행사 관계자는 "일본 특급호텔은 1박에 1인당 8만~10만원 정도가 든다. 1급 호텔은 5만~8만원 선"이라며 "A고교는 오사카만 289명이 가는데 호텔비로만 4천만원 이상 추가 이익을 남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항공료 역시 적잖은 금액 차이가 났다. 학교 측 자료에 따르면 왕복 항공료는 저비용항공사를 이용, 한 사람당 총 36만5천원 수준이다. 반면 의뢰한 여행사 3곳은 같은 항공사를 이용한다면 평균 28만원에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여행사 관계자는 "단체예약을 하면 비용이 소폭 증가하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36만원은 지나치게 높은 금액"이라며 "4월 기준 시점에서 항공료를 찾아봐도 28만원 수준에 맞출 수 있는데 수학여행은 1년 전부터 일정을 짜는 것을 감안하면 업체가 미리 예약을 해서 더 낮은 금액으로 맞춰 놓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밖에 A고교 수학여행 담당 업체의 인솔자 인건비가 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업체는 4명을 인솔자로 보내는 인건비를 1인당 120만원으로 잡았다. 다른 여행사들이 3박 4일 오사카 여행에 일반적으로 50만원 정도 인건비를 받는 것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부풀려진 금액이다. 또 대형 놀이공원 입장료도 할인가를 적용하면 학생 1인당 1만5천원 이상 낮출 수 있지만 정상 가격(6만8천원)으로 책정했다. 여행사 관계자는 "A고교 담당 업체가 1인당 4만원씩의 공식적 알선수수료를 챙기고도 세부항목에서 가격을 부풀린 것이 확인된다"며 "수학여행이 이대로 진행된다면 A고교에서만 추가로 얻는 수익이 1억원이 훨씬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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