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1,300 득점 달성…삼성, 두산에 6대5 역전승

입력 2017-05-03 01:42:35

러프 10회말 끝내기 홈런포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10회말 1사 때 좌측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홈런을 친 삼성 러프가 환호하고 있다. 2017.5.2 /연합뉴스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10회말 1사 때 좌측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홈런을 친 삼성 러프가 환호하고 있다. 2017.5.2 /연합뉴스

4번 타자가 없다는 것은 단순히 한 자리가 비는 게 아니다. 타선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결코 적지 않다. 삼성 라이온즈가 시즌 초반 고전 중인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삼성은 2일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를 2군에서 다시 불려 올렸다. 이날 대구 홈에서 삼성은 러프의 끝내기 결승포로 연장 접전 끝에 두산 베어스를 6대5로 꺾었다.

4번 타자는 팀 타선의 힘을 상징하는 존재. 승부처에서 4번 타자는 결정적 한방으로 팀을 승리로 이끈다. 해결사 역할을 하는 것과 아울러 다른 타자들을 위한 우산이 되기도 한다. 최근까지 삼성은 그런 역할을 할 4번 타자가 없었다. 최형우가 KIA 타이거즈로 떠난 뒤 4번 타자 자리를 맡은 러프 리그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 결국 그는 지난달 22일 2군으로 내려갔고,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이승엽이 4번 타자라는 부담을 떠안아야 했다.

삼성은 러프가 두산의 닉 에반스처럼 되길 원했다. 지난해 4월 에반스는 타율이 0.164에 그치면서 2군으로 내려갔다. 에반스는 스윙을 재점검하는 등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1군에 복귀했다. 시즌 최종 성적은 타율 0.308, 24홈런, 81타점. 러프가 에반스와 같이 반등할 수 있다면 삼성이 반격을 개시하는 데 큰 힘이 된다.

이날 삼성 선발투수 윤성환은 6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다. 구자욱과 조동찬의 솔로 홈런으로 삼성은 7회말까지 2대2로 팽팽히 맞섰다. 8회말 3점을 빼앗겼지만 삼성은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2대5로 뒤진 9회말 2사 1, 2루 때 주장 김상수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다. 이어 박해민의 2타점 3루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최후에 웃은 쪽은 삼성이었다. 승부에 쐐기를 박은 것은 돌아온 4번 타자 러프. 10회말 1사에서 러프는 두산 이현승의 초구를 때려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솔로 홈런을 날렸다.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날려버리는 한방이었다.

경기 후 러프는 "앞 타석에서 놓친 공이 많아 처음부터 공격적으로 스윙하겠다는 마음으로 타석에 섰다"며 "끝내기 홈런은 내 인생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격스럽다. 무엇보다 팀을 승리로 이끌어 가장 기쁘다"고 했다.

한편 이승엽은 9회말 안타로 출루한 뒤 김상수의 적시타로 홈을 밟아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 득점으로 1천300득점을 기록, 양준혁(은퇴)이 갖고 있던 1천299득점 기록을 넘어 KBO리그 최다 득점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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