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8]종반전으로 접어든 대선, 후보들의 사활 건 일주일

입력 2017-05-01 00:05:00

文 "연대 진화"-洪 "보수 돌풍"-安 "종인 효과"-劉 "곧은 가치"-沈 "수권 역량"

대선을 10여 일 앞둔 주말 다채로운 투표 참여 독려 행사가 곳곳에서 열렸다. 지난달 29일 인파로 가득한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투표독려시민연대 활동가들이 투표 참여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대선을 10여 일 앞둔 주말 다채로운 투표 참여 독려 행사가 곳곳에서 열렸다. 지난달 29일 인파로 가득한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투표독려시민연대 활동가들이 투표 참여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대선판이 마지막까지 결과를 모르는 대혼전으로 가고 있다. 각 후보들도 이런 판세를 감안,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후보들은 종반전이 시작되는 이번 주 '파이널 라운드'(Final round)에서 경쟁 후보들을 제압하고 결정적인 승기를 잡겠다는 각오를 내놓고 있다.

◆문재인 "적폐론으로 연대 차단 주력"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선거 종반 최대 변수 가운데 하나가 국민의당이 추진하려는 '연대'라고 판단하고 이를 막기 위해 남은 시간 동안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우선 대세론을 위협하는 정계개편 작업을 '적폐 연대'로 규정하는 동시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동시다발 때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문 후보 측에서는 연대 움직임이 심상찮다고 보고 있다. 지지율 하락세인 안 후보가 집권을 위해 한국당'바른정당 등 탄핵정국에 책임이 있는 세력과 손을 잡으려 한다는 게 문 후보 측 시각이다. 더구나 안 후보가 제안한 개혁공동정부위원장을 수락한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가 안 후보의 '3년 임기단축'을 고리로 한 개헌 추진을 공식화하고 구(舊) 여권 인사들과 접촉하는 등 단일화는 아직 살아있는 변수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문 후보는 안 후보의 개혁공동정부 구상에 대해 그는 "오로지 선거에서 이기고 보자는 정치공학이고 적폐연대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소홀했던 홍 후보 검증을 본격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광온 공보단장은 "홍 후보가 촛불 민심을 색깔론으로 덧칠하는 등 국민을 폄하했다"며 "국정 농단 사건으로 국가위기를 초래한 데 대한 사과조차 없는 홍 후보의 행태를 본격적으로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보수대결집 바람이 시작됐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대선 최후 전략은 '보수대결집'이다.

'보수의 적통'임을 주장하며 대선에 뛰어든 홍 후보는 줄곧 보수의 결집을 강조했고 선거 막판 더욱 보수 결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홍 후보는 최근 지지율이 대구경북을 출발점으로 상승세를 타자 "보수 결집이 이뤄지고 있다"며 "문재인과 홍준표의 양강구도에 왔다. 열흘만 있으면 판을 뒤집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2위를 달리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오차범위 내까지 접근했다는 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후엔 자신감이 한층 더 커졌다. 30일 경기도 포천을 찾은 홍 후보는 "남쪽 지역은 저희가 거의 평정했다. 이제 충청도로 (바람이) 올라오고 있고, 곧 수도권으로 홍준표 바람이 상륙해 이 나라 19대 대통령이 꼭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공동정부론에 대해 "'노'(NO). 단독정부를 세우겠다"고 한 홍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미 '양강구도'로 가 있는데,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께서 한나라당, 국민의당, 민주당으로 떠돌다가 다시 국민의당으로 가서 공동정부 운운한다"고 했다. 그는 "어차피 1번(문재인)'3번(안철수) 후보는 일란성 쌍둥이"라며 "안 후보가 호남에서 선전해주면 4자 구도에서 반드시 이기는 선거인데, 정책과 이념이 전혀 다른 정당과 선거 연대는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안철수 중도보수 진영의 부동층 흡수 나서, 김종인 천군만마 역할 기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중도보수층의 지지를 호소하며 통합 몰이에 나섰다.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홍 후보 지지로 돌아선 데 따른 고육지책이다. 안 후보가 그동안 안보 영역에서 너무 '우향우' 행보를 보였다. 정치권에선 연대와 단일화를 통해 안 후보가 중도보수 진영의 부동층 흡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안 후보를 지지했던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홍 후보에게 다시 관심을 보이자 안 후보가 부동층 설득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 후보 측에서는 아직도 단일화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때마침 안 후보 지원군도 도착했다. 경제민주화의 상징인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안 후보와 호흡을 맞추기로 한 것이다. 국민의당은 김 전 대표 합류로 안 후보가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김 전 대표가 호남의 명망가 출신이기 때문에 문 후보와 경합을 벌이고 있는 호남에서 김 전 대표가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그동안 보수 성향 유권자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안보 영역에 집중하느라 소홀했던 '경제민주화' 논의를 보강할 수 있게 됐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후보가 강조한 튼튼한 안보에 김 전 대표의 경제민주화가 더해진다면 다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며 "'패권'과 '적폐'에 지친 유권자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통합형 내각 구성을 약속하며 외연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유승민, 완주 통해 큰 정치인 이미지 심는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대선 완주를 통해 '유승민의 가치'를 알리겠다는 각오다. 정치공학적 승부 놀음에 휩쓸리지 않고 합리적 보수, 바른 보수를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올곧은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대선 후에도 '대형 정치인'으로서의 설 자리를 탄탄하게 만들어놓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유 후보는 후보 간 연대에 대해 또다시 선을 강하게 그었다. 그는 30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에 합류한 김종인 공동정부준비위원장이 이날 위원회를 가동하며 '공동정부' 추진 의사를 밝힌 데 대해 "더 이상 그런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이날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프로야구 관람 전 "어차피 대선이 끝나면 그런 얘기가 있을 수 있는데 대선 때까지 그냥 제 갈 길을 갈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 후보는 김 위원장 측과 공동정부 구상과 관련해 접촉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없다"고 말했다.

유 후보 측 지상욱 대변인도 이날 "안철수가 집권하면 모든 국민이 김종인과 박지원(국민의당 대표) 중 누가 이길 것인지만 바라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심상정, 집권 가능한 정당 이미지 심기 위해 총력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진보정당 후보의 돌풍을 넘어 정의당의 수권역량까지 국민들에게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연이은 TV 토론회에서 시원한 언변으로 여론조사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심 후보는 노동자'농민 등 정의당의 기존 핵심 지지층에 더해 개혁성향 유권자까지 지지층으로 끌어들인다는 계산이다. 특히, 심 후보는 역대 진보정당 대선 후보들이 넘지 못했던 4% 지지를 훌쩍 넘어 두 자릿수 지지율까지 넘보고 있다.

정의당 관계자는 "기성 정당들의 판에 박힌 공약에 식상함을 느낀 유권자들이 국민의 아픔을 반영한 정의당의 선명한 공약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며 "심 후보가 최근 TV 토론회를 통해 안정감 있는 모습까지 보여주면서 국정을 맡길 수 있는 정당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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