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분홍 수달래 흐드러진 청송 주왕산 어때요

입력 2017-04-27 00:05:01

'수달래축제' 이틀간 '세계지질공원' 주제로 꽃잎 띄우기·노래자랑 등 체험·관광 프로그램 푸짐

29일부터 이틀간 청송 주왕산 일대에서
29일부터 이틀간 청송 주왕산 일대에서 '세계지질공원 청송의 봄'이라는 주제로 제31회 주왕산 수달래축제가 열린다. 청송군 제공

청송 주왕산에 매년 수달래가 흐드러지게 필 때면 주왕의 넋을 기리려고 축제를 연다. 흐르는 주방천 위에 수달래를 띄우며 주민들은 서로 안녕과 화합을 다진다.

이 축제는 아주 오래전부터 전해지는 주왕산 이름의 유래에서 출발한다. 바로 강릉 김씨 시조인 김주원(金周元) 이야기다. 김주원은 김경신(金敬信'신라 제38대 원성왕)과 왕좌를 다투다 결국 그에게 자리를 뺏긴 인물이다. 신라 제37대 선덕왕이 후사 없이 세상을 뜨자 신라 제29대 태종무열왕의 7세손인 김주원이 임금으로 추대됐다. 당시 김주원은 경주에서 북쪽으로 20여 리(약 8㎞) 떨어진 외곽에 있다가 이 소식을 듣고 궁궐로 향하던 중 홍수를 만나 입궐하지 못했고, 김경신이 화백회의를 장악해 왕위에 오르게 됐다.

이에 김주원은 "임금은 하늘이 내리는 것이며, 내가 큰 비를 만난 것도 하늘의 뜻"이라고 여긴 뒤 어머니의 고향인 명주(강릉 옛 지명)로 향했다. 명주의 길목에 기암으로 둘러싸인 산으로 들어간 김주원은 '명주군국'이라는 독자적 국호를 세우고 통치조직까지 구축한다. 사후에는 '주원왕'이라고 불렸는데 주왕산이 이 이름에서 유래가 됐다고 한다. 지금도 주왕산 곳곳에 성벽을 쌓은 자리와 궁궐터 등이 남아 있다. 조선 후기 청송부사를 지낸 홍의호의 '주왕산삼암기'에도 이 내용이 기록돼 전설의 설득력을 보태고 있다.

매년 4월 주왕산에 수달래가 필 때면 왕이 되지 못한 비운의 남자, 김주원을 기리는 축제가 열리는데 그것이 바로 '주왕산 수달래축제'다. 이 마을 사람들은 주왕산의 수달래가 김주원이 죽어가며 흘린 피가 물든 것이라 믿고 있다. 이 때문에 수달래를 따서 주방천에 뿌리며 그의 넋을 기린다. 마을 사람들의 이런 의식은 종교적인 의미보다는 마을의 안녕과 주왕산을 오르는 등산객의 안전을 비는 소박한 마음이 담겨 있다.

올해 31주년을 맞는 주왕산 수달래축제는 이달 29일부터 이틀간 주왕산 일대에서 열린다. '세계지질공원 청송의 봄'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29일 제례를 시작으로 ▷수달래 꽃잎 띄우기 ▷관광객 대상 즉석 노래자랑 ▷전국 수달래꽃줄엮기경연대회 ▷주왕산 전국 스케치 대회 ▷전국 주왕산 어린이 사생대회 ▷수달래 백일장 ▷다문화 음식 체험 ▷국제슬로시티 홍보 및 체험 ▷청송세계지질공원 홍보 및 체험 ▷청송 한지 체험 ▷소원 빌기 소원지 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또한 부대행사로 ▷수달래와 차의 만남 ▷떡 나눔 행사 ▷시낭송과 음악 마당 청송백자 전시 ▷청송옹기 전시 ▷수달래 분재 전시 등도 관광객에게 좋은 추억이 될 전망이다. 축제기간 청송군 대표사찰 대전사(주지 혜휴 스님)는 축제장 스탬프 투어에 참가한 탐방객을 대상으로 문화재 관람료를 면제해주기도 한다.

한동수 청송군수는 "상주~영덕 고속도로 개통으로 접근성이 개선된 만큼 많은 관광객이 청송을 방문하고 축제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청송을 찾은 관광객의 불편함이 없도록 짜임새 있는 운영으로 방문객이 만족하고 기억에 남는 축제를 만들겠다"고 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