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마지막 카톡 발송, 그 시각 멈춘 조타실 시계

입력 2017-04-26 20:51:59

"배가 기울고 있어, 엄마 아빠 보고 싶어." 2014년 4월 16일 오전 10시 17분에 단원고 학생이 보낸 이 카카오톡 메시지는 세월호에서 전송된 마지막 메시지가 됐다.

그로부터 1천107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 조타실 내부 시계는 10시 17분 12초에 멈춰 서 있었다.

세월호 참사 기록에 등장한 10시 17분은 배가 급속도로 침몰하기 시작했던 시간대이기도 하다.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에 대한 검찰 공소장에는 참사 당일 오전 10시 17분 06초에 선체가 108도까지 기운 것으로 기록됐다.

10시 17분에 시간이 멈춰버린 세월호 조타실의 참혹한 모습은 26일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가 침로기록장치(course recorder'코스레코더) 확보를 위해 인양 후 처음으로 조타실에 진입하면서 세상에 공개됐다.

조타실 시계가 멈춘 날짜가 언제인지, 오전 또는 오후인지 확인할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다.

하지만 정황상 시계가 멈춘 시간은 마지막 카카오톡 메시지 발송 시간, 급속도로 침몰하기 시작한 시간 등과 같은 시간으로 보인다.

김창준 선체조사위원장은 "본선 시계는 전기로 작동되므로 시계가 멈춘 시각은 시계에 전기 공급이 멈춘 시각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선조위 채증 사진으로 확인한 조타실 내부는 포화를 맞은 것처럼 곳곳이 무너져 내렸고 녹과 진흙으로 뒤덮여 있었다.

조타기, 무전기, 통신장비, 벽시계 등 고정식 시설물은 침몰 전과 다름 없이 자리하고 있었지만, 바닷속에서 펄을 뒤집어쓴 지난 3년간 온전한 형체를 잃어버렸다.

참사 당시 선체의 급격한 항로변경(급변침)을 설명해 줄 열쇠로 지목된 침로기록장치 확인에는 실패했다. 장애물로 가득한 조타실 내부 환경 탓에 정확한 위치를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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