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천리로 진행된 사드배치 심야 작전…저항 주민 속수무책

26일 오전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으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장비를 실은 트레일러가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주한 미군이 26일 새벽을 틈타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를 전격 배치했다. 이날 0시부터 4시간여 만에 사드 발사대 6기, 레이더, 요격미사일 등 대부분 장비가 성주골프장에 반입됐다. 현재 발전기는 남김천IC 부근에 있는 상태이지만, 이 역시 곧 배치될 예정이다. 이날 밤 경찰은 경력 8천여 명을 동원해 성주골프장으로 통하는 주도로인 지방도 905호를 포함한 도로를 통제했다. 성주골프장에서 4.5㎞ 떨어진 초전면 신흥마을에서부터 주민과 취재기자는 물론 성주골프장 및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쪽으로 가는 모든 차량을 막았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성주투쟁위원회 주민들은 비상 사이렌을 울리고 휴대전화 등으로 "집결하라"며 비상연락을 취해 원불교 신도, 주민 등 200여명이 집결해 시위를 벌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주민은 일차적으로 마을회관 앞 도로에 차 10여 대를 대고 저항했지만 경찰은 차량 유리창을 깨고 모두 견인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주민의 충돌이 빚어져 주민 3명이 부상을 입었다.

결국 오전 4시 43분 사드 발사대 6기, 레이더, 요격 미사일, 발전기, 냉각기 등을 실은 군용 트레일러 8대가 소성리 마을회관 앞을 통과했다.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강현욱 교무는 "경찰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기도하던 성직자와 교무를 진압하고 사드 장비를 통과시켰다"며 "사드배치는 원천 무효이고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군 관계자는 "칠곡군 왜관읍 미군 부대(캠프캐롤)에 보관한 발사대 2기는 확실히 배치하는 것으로 안다"며 "추가로 몇 기를 배치할지는 정확히 모른다"고말했다. 또 "이동식 발사대 이외 레이더, 요격 미사실, 발전기, 냉각기 등은 부산에서 트레일러로 이동시키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사드 1개 포대는 기본적으로 6기의 발사대로 구성되지만, 성주에 배치될 사드 포대의 발사대가 정확히 몇 기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마치 군사작전을 방불케하듯 심야를 틈타 미군이 전격 사드를 배치한 것은 대선 결과에 따라 발생할 변수를 제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 지난 20일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성주골프장 부지 30여 만㎡를 미군에 공여했으며, 사드 운용은 주한 미 8군 예하 35 방공포여단이 맡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