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 찾아주는 '마인플래닛'

입력 2017-04-25 00:05:24

적성 찾기→직업 탐색→현장 체험 "진로 딱 보이네"

마인플래닛 오픈마켓
마인플래닛 오픈마켓 '경찰체험'에 참가한 학생들이 사격 교육을 받고 있다.

전국 최초 공공데이터 활용

24개 카테고리 811개 정보

현장 체험 대학생 멘토 동행

워크시트 작성 직업 평가도

올해 중학교 3학년인 A양의 일과는 눈코 뜰 새가 없다. 등교 후 오후 4시 30분까지 수업을 마치면 곧바로 학원 3개 스케줄을 소화한다. 오후 11시가 돼서야 집으로 돌아온다. 주말에는 과외가 하나 더 있다. 장래 희망을 묻자 "제 일주일 스케줄을 보세요. 그런 걸 생각해 볼 시간이 있겠어요?"라고 반문했다. 요즘 유치원생의 장래 희망은 건물주라고 하는데 10대 청소년들은 국영수를 쫓아다니느라 그마저 생각해 볼 겨를도 없다. 우리는 흔히 청년을 미래라고 표현하는데 이들이 미래를 꿈꿀 시간이 없다는 건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A양은 지난해 '마인플래닛'을 통해서 새로운 꿈을 찾는 경험을 했다.

마인플래닛(www.min-pla.net)은 청소년들이 미래에 구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된 온'오프라인 직업체험 플랫폼이다. 공부만 잘하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시대에 뒤떨어진 조언은 요즘 청년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이 세상에 어떤 직업이 있는지 미리 파악하고 체험해 본다면 꿈에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마인플래닛은?

마인플래닛은 대구광역시와 대구청소년지원재단, (사)공동체디자인연구소가 운영한다. 마인플래닛은 청소년이나 대학생들이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적성을 찾아 매칭되는 직장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경영'회계사무직' '기계관련직' '농림어업직' 등 24개 카테고리 내 총 811개의 최신 직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참가자들이 본인 적성에 매칭된 회사에 신청하면 직업 체험도 가능하다.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나 교사도 이용할 수 있다.

마인플래닛은 학생들이 적성 검사를 통해 진로를 찾는 일차원적 카운슬링(상담)에 직업 체험이라는 오프라인 교육이 더해져 좀 더 입체적으로 진로와 직업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015년 온라인 서비스 구축이 마무리되면서 베타 버전 서비스가 먼저 선보였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예산 부족으로 사업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올해 새롭게 단장한 마인플래닛은 온라인 체험은 물론 60여 개 회사와 일자리 체험 협약을 맺고 오프라인 서비스도 시작한다. 오프라인 직업 체험을 할 때는 대학생 멘토가 동행한다. 참가 학생들과 대학생 멘토단은 함께 현장을 체험하고 워크시트를 작성하며 직업에 대한 평가와 고민을 같이 나눈다.

마인플래닛은 창의적 활동을 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마인플래닛 '오픈마켓'은 연극 체험이나 대구문학사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고를 넓히는 프로그램을 상시 준비해 신청자를 기다리고 있다.

◆마인플래닛 참가자들

지난 21일 대구중구치안센터에서 마인플래닛 오픈마켓 '경찰관 되어보기' 체험이 진행됐다. 장래 희망이 경찰관인 초등학생 9명(3~5학년)이 이날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경찰 홍보 영상 시청으로 시작한 프로그램은 참가 학생들이 경찰복을 입고 유리병에 찍힌 지문을 채취하거나 범인을 심문하는 등 경찰관으로 일하는 상황극으로 이어졌다. 과학수사대 옷을 입은 학생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조심스레 도구를 만지다가도 투명 필름에 지문이 찍혀 나올 때는 '와' 하고 탄성을 쏟아냈다.

가장 인기 있는 순서는 시뮬레이션 사격이었다. 경찰관을 꿈꾸는 학생들이라 그런지 사격 실력도 남달랐다. 서대구초등학교 구나영(11) 학생은 시뮬레이션 사격에서 현직 경찰들을 뛰어넘는 월등한 실력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마인플래닛 현장 체험에는 대학생 멘토가 청소년들을 인솔한다. 드림파일럿이란 이름으로 2015년 결성된 대학생 멘토단은 올해 '꿈계'(꿈을 이루는 계모임)란 이름으로 바꾸어 활동 중이다. 2015년부터 대학생 멘토로 참가한 박종찬(25) 씨는 마인플래닛 활동에서 도우미 역할을 하는 동시에 나의 꿈을 찾는 것이 목표다. 박 씨는 대학 진학 전에 적성을 찾아가는 청소년들을 보다 보면 스스로도 진로를 찾는 동기 부여가 돼 새로운 꿈을 찾을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대학생 멘토단은 학생들이 체험하는 오프라인 현장을 직접 찾아 발굴하는 일도 맡고 있다. 드림플래닛 '꿈계'에 등록한 대학생들은 일정 기간 멘토링 수업을 수강한 뒤 직접 사업소(직장)에 방문해 체험장의 적합 여부를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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