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진영 후보들에 주목했다 TV 토론 이후 이미지에 실망
대구경북(TK)을 중심으로 한 보수 표심(票心)이 새로운 방향성을 향해 움직일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TK의 상징적 정치인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구속 수감 이후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상황에 억눌려 진보 진영 후보들을 주목했던 보수 표심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툭하면 미사일을 쏘아대는 일촉즉발의 한반도 위기 상황 속에서 여론조사 지지율 1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불안한 안보관이 TV토론 과정에서 확연히 드러난 데다 깨끗한 이미지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도 부인이 보좌진에게 사적 심부름을 시킨 사실이 드러나는 등 양강(兩强) 후보에 대한 실망 요인이 급증, 보수 표심에 큰 파동을 일으키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 후보는 안보관에서 연일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미국 본토 해역을 지키는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까지 한반도로 출동할 만큼 한반도에 심각한 위기가 닥친 현실에서 지난 19일 진행된 KBS 초청 주요 5개 정당 대선 후보 TV토론회에서 향후 국군통수권자가 될 대통령 후보로서 대다수 국민들이 이해하기 힘든 발언을 했다는 지적을 낳았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북한이 우리 주적(主敵)이냐"고 묻자 문 후보는 "(주적 규정은) 국방부가 할 일이지, 대통령이 할 일이 아니다"고 답한 것이다.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7년 11월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때 우리 정부가 기권한 것과 관련, 북한의 의견을 직접 들어 기권을 결정했다는 당시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의 폭로도 21일 나왔다. 문 후보는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다. 송 전 장관은 이날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이 북한으로부터 연락받은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며 해당 내용이 담긴 문건도 공개했다. 문 후보는 '북한에 직접 물어보자는 게 아니라 국정원의 해외 정보망을 통해 북한의 반응을 판단해 봤다는 것'이라는 취지로 반박해 왔으나 송 전 장관은 이를 정면으로 재반박했다. 해외 정보망이 아니라 직접 북한으로부터 받은 내용이라는 주장을 송 전 장관은 이날 거듭 내놨으며 문 후보가 직접 답을 하라는 요구도 하고 나섰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대학 한 교수는 "미국이 본토를 지키는 항공모함을 한반도로 보냈다는 것은 세계 최대 정보망을 갖춘 국가가 한반도의 현재 상황을 그만큼 엄중하게 본다는 의미다. 이런 판국에 대한민국의 정치인들은 북한을 보는 시각이 너무 낭만적이다. 오직 힘만이 지배하는 국제정치의 현실도 모른 채 순진함에 빠져 있다. 최근 일부 후보들의 발언은 보수 진영은 물론, 6'25라는 대전쟁을 겪은 우리 국민 전체에게 큰 불안감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에 대한 TK 지지세가 꺾이는 현상도 목격되면서 보수 표심의 변동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21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 후보의 TK 지지율은 종전 조사 때 48%에서 23%로 추락한 반면, TK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지지율은 같은 기간 8%에서 26%로 치솟았다. 보수 표심이 이동하는 모습이며 특히 안 후보 경우, 부인인 김미경 씨의 보좌진 상대 갑질 논란이나 교수 특혜 채용 논란 등이 악영향을 미쳤으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보수 정당 관계자는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30%가 넘는 수치가 여전히 부동층"이라며 "보수 표심의 이동이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확인되고 있으며 나라를 걱정하는 모습이 결국 보수 표심의 결집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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