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판세 & 절략 분석
5'9 대통령 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17일)된 이후 모든 정당과 후보들이 1주 차 기선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일단 초반 판세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우세 속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이를 바짝 뒤쫓고, 홍준표 자유한국당'유승민 바른정당'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따라가는 형세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선두권을 형성하는 문재인'안철수 후보는 1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지만, 보수층의 두터운 고정표를 갖고 있는 범보수 진영도 "역전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치열한 혼전 양상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문재인, 실패 번복 않기 위해 안팎으로 단점 보완
문 후보는 "5년 전의 문재인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전략으로 대세론 수성에 나서고 있다.
쫓아오고 있는 안 후보와의 격차를 키웠다고 판단한 문 후보 측은 추격전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큰 판을 못 읽는다고 판단, 자신만의 브랜드로 대세론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2012년 대선에서는 본선 캠프를 세 개로 나눠 운영한데다 당 의원들과 지역위원장들이 제대로 결합하지 못하면서 문 후보가 당내 통합에 실패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부터 캠프와 중앙당, 각 지역이 소통을 강화해 유기적인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 후보는 대구에서, 중앙당과 선대위 지도부는 광주에서 동시에 출발한 것이나 20일 추미애 대표가 전날 대구에 이어 경북을 방문하지 않고 경기 남부권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도 후보와 지도부 간 동선을 긴밀하게 조율했기 때문이다.
문 후보가 포용력 등에서 확 달라진 리더십을 보인 점도 내부 결속의 또 다른 요인으로 보인다.
내부 정리를 끝낸 문 후보는 통합을 기치로 한 외부와의 연대도 거의 완성단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도층 공략을 위한 '국민통합' 선거 기조를 세우고 '국민통합형 대통령'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해 확장성을 보강하고 있는 것이다. 문 후보에 대립각을 세웠던 박영선 국회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 이후에는 문 후보에 대한 '재평가'를 내놓으면서 이제는 후보가 전체 분위기를 주도하는 상황이다.
◆안철수, 우향우 전법으로 1위 도약 시도
안 후보 측은 강력 부인하고 있지만 최근 나온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승세가 주춤하다는 것이 당 안팎의 대체적 평가다.
문 후보를 꺾었다는 강력한 확증이 아직 없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안 후보 측은 상대적으로 부동층이 많은 보수 표심을 향한 구애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TV토론에서 북한의 주적 논란이 벌어진 직후인 20일 안 후보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나와 "이미 국방백서에 북한은 주적이라고 명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주적 개념을 얼버무린 문 후보와 달리 북한에 대한 보수적 개념 정립을 확고히 내비친 것이다.
보수층은 물론 영남표를 의식한 동진(東進) 정책도 분명히 하는 모습이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집권하면 통합내각을 하겠다"고 밝힌 뒤 차기 내각에 민주당이나 한국당 소속도 등용하겠다는 것인지를 묻는 질문이 이어지자 "물론이다. 다들 대한민국 인재 아닌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적의 인재가 다른 당에 있다면 그 사람을 쓰겠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안 후보 측은 '박지원 상왕(上王)론'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홍준표, 강한 대통령 이미지로 보수표 결집
홍 후보는 전세를 뒤집을 기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상황 역전론을 들고 나왔다.
그는 20일 인천종합터미널 광장 거점유세에 나서 "지금 여론조사 수치가 우리 자체 조사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영남에 가보면 과거 우리를 지지했던 압도적인 지지세가 살아났고, 충청도에서 우리 성향의 분들이 뭉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일단 홍 후보 측은 보수 표심을 상당 부분 장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안철수 후보에 대한 총공세를 통해 보수표 찾아오기에 열중할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는 20일 안 후보의 선거 포스터 합성 논란과 관련해 "목은 안철수가 맞는데 몸통은 박지원(국민의당 대표)인가 싶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당선되면 동교동계 출신인 박 대표가 '상왕'(上王)이 된다는 최근 주장의 연장선에서 나온 말이다. 안 후보로부터 보수층 지지를 이탈시키려는 전략의 하나다. 홍 후보는 안 후보 포스터에 소속 정당명을 표기하지 않은 것을 놓고서도 "국민의당이라면 박지원의 자리다. 그렇게 하다 보니 아예 포스터에 당 이름 표시가 없다"고 꼬집었다.
홍 후보는 사회 적폐를 바로잡을 '강한 대통령' 이미지 심기에 주력할 방침이다.
대한민국의 3대 적폐 세력을 종북세력, 민주노총, 전교조로 규정짓고, 이들에 대한 강력한 개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안보 대통령' 유승민, 토론으로 전세 역전
유 후보는 '안보 대통령' 이미지를 밀어붙이며 TV 토론을 통해 전세 역전을 노리고 있다.
지난 19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핵 공격 징후가 있을 경우 선제 타격을 해야 한다"며 안보 소신을 강하게 드러내는 등 보수층 유권자에게 호소하고 있다. 또 KBS 대선 후보 합동 TV 토론회에서 문 후보를 상대로 '북한 주적론'에 대한 입장 공개를 요구했고, 사드 배치에 대해 반대에서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한 안 후보를 겨냥해 "안보관이 불안한 후보"라고 공격하는 등 안보 총공세를 펴고 있다.
실전 토론에 강한 유 후보의 개인기를 적극 활용할 전략도 세웠다.
유 후보 캠프는 TV 토론회 활약상을 짧은 동영상으로 편집해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전파시키고 있다. 바른정당 지도부는 3차례 남은 TV 토론회에서 유 후보가 활약을 이어가고, 토론을 주도한다면 지지율 반등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알뜰 선거'라는 방침에 맞춰 이색 선거운동도 벌이고 있다. 바른정당은 21일 국회에서 유 후보가 직접 스쿠터를 타고 이동하는 '희망페달 자전거유세단' 발대식을 열 계획이다.
오신환 홍보본부장은 20일 "자전거 유세단은 골목골목 다니며 지역 주민들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심상정, 대기업 노조 개혁 카드까지 내밀어
진보정당의 적통을 자임하는 심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당의 대중적 지지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엿보이고 있다.
대중적 정서를 과감히 받아들이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진보정당의 고정표 외에 더 많은 확장성을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진보정당이 약진하는 19대 대선이 될 수 있다는 예측도 당 내부에서는 나온다.
심 후보는 1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나가 "대기업 노조의 고임금 노동자는 앞으로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재분배 과정에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 노조의 '귀족노조화'와 관련, "자녀에게 고용승계를 하는 것이나 취업장사를 하는 것은 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이는 반드시 책임져야 하고 특혜를 없애야 한다"고 비판했다. 심 후보는 "대기업 노조는 하청노동자와 함께 번 돈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하청노동자, 비정규직과 함께 나누는 노동 내부에서의 조정을 적극적으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심 후보는 유승민 후보와 함께 TV토론에서 가장 돋보인 후보로 온라인상에서 꼽히는 등 이번 대선에서 정치인으로서 확실한 이미지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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