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의 선두주자 두명이 대선 1차 투표를 6일 앞둔 17일(현지시간) 오후 파리에서 나란히 대규모 유세에 나서며 격돌했다.
공동 선두를 달리다가 최근 급진좌파 진영의 후보인 장뤼크 멜랑숑과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의 맹추격을 받고 있는 중도신당 '앙 마르슈'('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과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후보는 이날 결선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한 막판 세몰이에 전력을 기울였다.
르펜 후보는 제니트 공연장에 모인 5천여명의 지지자들에게 이번 선거는 자신의"애국주의"와 경쟁자들의 "야만적인 세계화" 사이의 선택이라고 규정했다.
르펜은 "이번 일요일의 선택은 다시 부흥하는 프랑스와 쇠퇴하는 프랑스 사이의선택"이라며 "우리에게 프랑스를 돌려달라"고 외쳤다.
르펜은 유럽연합(EU)과 유로존 탈퇴,국경폐쇄,난민 수용 축소,반(反) 이슬람,보호무역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이날 그의 유세장 밖에서는 수십명의 시위대가 르펜의 유세를 방해하려다 경찰과 충돌했다.인근에서는 시위대 400여명이 행진을 하기도 했다.경찰은 폭력적 양상을 띤 일부 시위대를 해산하려고 최루탄을 쏘기도 했다.그러나 체포된 사람은 없었다.
이에 앞서 이날 유력주자 에마뉘엘 마크롱(39)도 파리에서 2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유세를 열었다.
그는 자신이 장관으로 있던 프랑스 재정경제부가 위치한 파리 베르시 지구의 아코르호텔 아레나에서 지지자 집회를 열고 좌·우 포퓰리즘으로부터 프랑스를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중도신당 '앙 마르슈'('전진')의 대선후보인 마크롱은 이날 유세에서 대선 승리를 자신하며 자신이 "개방된,신뢰할 수 있는,승리하는 프랑스를 대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무역과 유럽연합(EU)에 반대하는 라이벌들을 겨냥,"프랑스가 스스로 고립되기를 원한다고 믿게 하려는 세력이 있다"며 "야만의 유혹이 여러 가면을 쓰고도처에서 등장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는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EU 탈퇴 등을 공약으로 내건 극우정당 후보 르펜과 급진좌파 후보 장뤼크 멜랑숑을 비판한 것이다.
마크롱은 두 후보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으나 이들이 프랑스를 세계에서 고립시키려 한다고 몰아세웠다.
그는 이어 "나는 샤를 드골 전 대통령처럼 좌파와 우파,중도파의 가장 좋은 점만을 택하겠다"고 강조했다.
드골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대한 프랑스의 항전을 이끈 뒤 전후 5공화국을 출범시키며 프랑스와 유럽 재건의 초석을 닦은 정치가로 여전히 많은 프랑스유권들이 그에 대한 '향수'를 지니고 있다.
이날 4만2천명의 사전등록을 한 지지자 가운데 2만여 명이 실제 유세에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프랑스언론들은 이날 유세가 마크롱이 파리에서 연 유세 중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현장에는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 대통령의 딸인 발레리 안 지스카르 데스탱과 이날 마크롱 지지를 선언한 니콜 노타 전 민주노동동맹(CFDT) 위원장도 참석했다.
르펜과 함께 공동 선두를 달리다가 최근 들어 멜랑숑과 피용의 맹추격을 받으며결선투표 진출 최대 위기에 몰린 마크롱은 이번 주 낭트,루앙,아라스 등지에서 1차 투표 전까지 마지막 세몰이에 나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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