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고 기계과 첫 시험 '0점'…"한번 해보자" 오기가 자양분 됐다
자동화 기기 및 기계장치 개발 전문업체인 지상뉴매틱(구미시 비산동) 지상근(56) 대표는 생산자동화 제1호 명장이다. 생산자동화에 관한 한 최고의 기술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그는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자 관련 업종에서 벗어나 농어업, 식품, 의료 분야 등에 적용해 그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지상근 명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고객들에게 감동과 행복을 주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연구하고 일했다"
지 명장은 문경공고 기계과를 나왔다. "집에서는 법대를 가 판사나 검사가 되길 원했지만 당시 아버지가 하시던 광산 사업이 좋지 않아 대학 진학을 접어야 했다"고 회고했다. 지 명장은 첫 시험의 재료역학 과목에서 '0점'을 받았다. "충격을 받았다. 그때부터 '한번 해보자'는 오기가 생겼다. 그 집념과 노력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고 말했다.
졸업 후 오라는 업체는 많았지만 대학 진학을 택했다. "먼저 입사한 선배나 친구들이 힘들기도 하고, 또 대학 졸업자와 차이도 심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3개월 정도 공부한 끝에 영진전문대 기계과에 입학했다. 지 명장은 4학기 동안 줄곧 장학금을 받으며 수석으로 졸업했다. 1개도 따기 힘든 기사 자격증을 3개나 취득했다. 고르고 고른 끝에 당시 지역에서 잘나가던 광명건설에 입사했다. 그러나 광명건설은 1년 만에 부도가 났다. 거제에 있는 대우조선에 입사했다. 크레인과 지게차 등을 관리하는 관리부에서 근무했다. 대우도 괜찮았고 시간도 많아 TQC(total quality control'전사적 품질관리), 영어 공부를 했다. 그러나 4년제 대학 졸업자와의 차별을 참지 못해 그만뒀다. "집이 있는 구미 인근에서 근무하고 싶은 이유도 있었다"며 싱긋 웃었다.
지 명장은 경일대 기계과 졸업 후 대구의 자동화 기기를 만드는 회사에 들어갔다. "구미에서 출퇴근했는데, 첫차 타고 출근해 막차 타고 구미로 오는 생활이 힘들어 구미로 옮겼다"고 했다. 지 명장은 당시 불량률을 해결하라는 특명을 받고 50%의 불량률을 3%로 낮춰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 명장은 당시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항시 갖고 다녔다고 했다. 사업 아이템과 상호, 로고 등도 다 설계해 뒀다. 문제는 사업자금이었다. 때마침 일본 생산자동화 제품 판매 대리점을 모집한다는 정보를 듣고 지원했다. 지 명장은 서류와 함께 긴 편지를 함께 동봉했다. "판매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하는 편지였다"고 했다. 지 명장이 선정됐다.
1993년, 자금 250만원으로 창업했다. 그는 자신만의 노하우로 사업을 시작한 그해 2천5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만큼 그는 준비된 사업가였다.
그런 바쁜 가운데 금오공대에서 기계공학 석사를 취득하자 생산자동화와 관련해 모교인 영진전문대, 삼성과 LG 등에서도 강의 의뢰가 들어왔다. "당시 낮과 밤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고 했다.
1997년 닥친 IMF는 지 명장에겐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신용이 있는 업체와 거래했기 때문에 타격은 별로 없었다. 수입한 기기를 주로 판매해 환율 덕도 톡톡히 봤다"고 했다.
자신감을 얻은 지 명장은 2002년 구미 비산동에 공장을 지어 본격적인 제품을 생산했다. 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과 출제위원 경험을 살려 생산자동화 기능사와 산업기사 시험에 필요한 장비를 개발했다. "국가조달 물품이 됐으나 100% 특정회사 제품은 안 된다는 규정 때문에 큰 재미는 보지 못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했다.
이후 수입품 위주의 생산자동화 기기 국산화에 성공하는 등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사업을 키웠다. 3명으로 시작한 직원은 현재 24명으로 늘었다. 매출도 2천500만원에서 250억원으로 늘었다. 그는 2005년 기계 분야 생산자동화 대한민국 명장에 이름을 올렸고, 2007년 대한민국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지 명장은 "누구보다 열심히 연구하고 일했다"고 말했다.
◆산업기술의 꽃-생산자동화 기술
생산자동화는 제품의 설계나 생산에 컴퓨터에 의한 정보처리를 도입해 생산을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따라서 생산자동화 기술은 수백, 수천 가지의 기술이 포함되는 등 범위가 넓다. 제품 설계를 대상으로 하는 CAD시스템, 생산 준비를 대상으로 하는 CAM시스템, 생산관리 시스템, 생산 제어 시스템 또는 기술 관리 시스템이나 마케팅 등도 포함된다. 지 명장은 "생산자동화 기술은 메카트로닉스 기술의 발달과 함께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며 "이 생산자동화의 기술력이 제품 생산의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에 생산자동화 기술은 빼놓을 수 없는 기술이 됐다"고 말했다.
지 명장은 자동화시스템을 통한 생산자동화는 공정개선, 품질향상 및 물류비 절감, 인건비 절감 등의 유익을 가져오기 때문에 기업의 수익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했다. "대기업들은 물론이고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생산자동화 기술의 필요는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자격증에 특허'실용신안, 의공학 박사 취득
공고를 나온 지 명장은 이 분야에 대한 학문적인 기초를 확립하기 위한 학업을 계속해 기계공학 석사학위에 이어 의공학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지 명장은 생산자동화 기능사, 산업기사 등 9개의 자격증을 갖고 있다. 또 이 분야의 특허 6개, 실용신안 3개도 보유하고 있는 등 관련업계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특허 출연 중인 것만 6개에 이른다.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다 필요한 공부였다"고 했다.
지 명장은 현재 대한의용생체공학회 정회원, 국가기술자격시험 출제전문위원, LG전자 등 공장자동화 강사, 국제기능올림픽 전국기능경기대회 메카트로닉스직종 심사장, 김천지원 민사조정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요즘은 기술을 훔치는 경우가 많아 조정위원이 됐다". "법원에까지 제가 필요할 줄은 몰랐다"며 활짝 웃었다.
◆"의료기기 개발 도전하고파"
지 명장은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자 관련 일변도에서 벗어나 농어업, 식품 등에 적용해 그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특히 의과학 분야에서 새로운 의료기기를 개발해 이 분야에서 신기원을 이뤄볼 계획이다. 의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이미 재활의료기기에 대한 특허 등록을 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생산자동화 부문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블루오션 기술로 무장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의료기기 분야는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라고 했다.
지 명장은 "이제는 한 발 앞서는 기술력이 없으면 세계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면서 "기존에 활용되고 있는 의료기를 대폭 개선한 제품을 곧 시장에 내놓고 평가를 받겠다"며 강한 의지와 자신감을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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