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영어마을, 지역 대표 영어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

입력 2017-04-17 00:05:01

4박5일 영어 체험 학습…자신감 '업' 회화실력 '원더풀'

원어민 교사들의 생생한 수업장면. 대구경북영어마을 제공
원어민 교사들의 생생한 수업장면. 대구경북영어마을 제공
칠곡군 지천면에 소재한 대구경북영어마을 전경. 대구경북영어마을 제공
칠곡군 지천면에 소재한 대구경북영어마을 전경. 대구경북영어마을 제공
달성군 초
달성군 초'중학생들이 김문오 군수에게 보낸 편지(오른쪽)와 김 군수의 답장. 대구경북영어마을 제공

김문오 달성군수는 알록달록한 편지지에 깨알처럼 써내려간 편지를 종종 받는다. 칠곡군 지천면에 있는 대구경북영어마을에서 4박5일 영어체험을 하고 돌아온 지역 내 중학교 학생들이 보낸 것이다.

편지의 요지는 대부분 달성군의 지원을 통해 무료로 영어체험을 할 수 있어 정말 고마웠다는 내용이다. 이들은 영어마을 내 은행과 병원, 식료품점, 호텔, 우체국, 경찰서 등 체험 학습실을 돌면서 실제 생활에서 사용하는 영어를 배우는 등 다양한 영어체험을 했다는 것이다. 또 '고등학생 때도 이 같은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 '영어마을 식당의 맛있는 반찬 등 음식이 지금도 그립다'. '머리가 긴 원어민 선생님이 예쁘고 친절하게 잘 가르쳐 주었다'는 등의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빼곡히 담고 있다.

천내중학교 3학년 권다솜 양은 편지에 "외국인과 기본적인 인사를 나누는 것은 문제가 별로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원어민과 맞닥뜨리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며 "하지만 4박5일 체험 마지막 날에는 자신감이 생기고 외국인과의 간단한 대화가 자연스레 이뤄져 놀랐다"고 적었다.

편지를 받은 김 군수는 "학생들이 보낸 편지에는 한 사람 한 사람마다 진정성이 담겨 있었다. 학생들이 보고, 듣고, 느낀 체험 내용 모두가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학생들의 영어마을지원사업을 정말 잘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학생들 개개인에게 답장을 보낸다"고 했다.

◆달성군 초교 5학년, 중학교 2학년 전원 영어마을 입소

달성군은 지역 내 취약한 교육환경을 극복하자는 취지에서 지난 2011년부터 초등학교 5학년 전원과 중학교 2학년 전원을 대상으로 영어체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초등학교 4∼6학년생을 대상으로 체험교육을 진행하는 데 반해 달성군은 중학생까지 확대한 것이다. 매년 연간 교육비 전액(13억9천만원)을 군에서 지원하고 있다.

달성군의 글로벌 인재 프로그램에는 매년 초등학생 1천800명, 중학생 2천 명이 참가한다. 올해로 7년째를 맞는 달성군의 영어마을체험 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2만4천897명의 학생들이 혜택을 입었다.

학부모 김지숙(42) 씨는 "영어마을에서 딸 아이의 체험수업을 직접 참관했다. 평소 아이의 성격이 소심해 잘할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자신 있게 영어로 발표하는 모습을 보고 대견함을 느꼈다. 좋은 영어교육 기회를 마련해 준 달성군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나태연 달성군 정책사업과 교육정책 담당은 "달성군은 원어민 영어체험학습 지원사업과 함께 지난해부터 영어교육진흥조례까지 제정해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 등 어느 지자체보다 글로벌 영어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각 지자체들 영어마을 통해 글로벌 인재 양성

지역 학부모와 학생들의 큰 관심 속에 2007년 10월 개원한 대구경북영어마을이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의 적극적인 지원과 수준 높은 교육으로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영어교육 기관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교육 참가 계층도 초'중'고등학생과 대학생 등 학생들을 비롯해 영어전담 교사, 공무원, 기업체 임직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과정별로는 초등학생 4박5일 프로그램에 대구광역시 8개 구'군 지원으로 6만4천52명, 경상북도 23개 시'군 지원으로 5만5천236명이 참여했다.

달성군의 경우 매년 3천500~4천 명의 초등 5학년, 중학교 2학년 학생 전원이 영어마을에 입소한다. 초등학생은 영어공부에 대한 흥미 유발 및 동기부여를 위한 체험학습을, 중학생은 토론식 심화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수료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영어능력 향상, 기숙사 만족도, 식사 등 설문조사에서 전 영역에서 95%가 넘는 높은 교육만족도를 나타내고 있다.

이 밖에 경상북도 초등교원 교사연수(TEE, TESOL) 프로그램에 550명, 공무원'대학생 연수 프로그램에 5천152명, 당일체험 프로그램에 9만2천288명 등이 참여했다. 또 지난해에 경상북도가 지원하는 '펀 잉글리시 버스'(Fun English Bus)를 운영해 농어촌 지역 영어특성화 지원 사업을 하고 있으며, 영어체험 교육시설이 탑재된 버스가 오지 학교로 찾아가 버스 내 놀이 및 체험중심의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우수한 원어민 교사와 질 높은 교육 콘텐츠 확보

영진전문대학이 운영하는 대구경북영어마을은 칠곡군 지천면 일대 12만1천977㎡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의 건물 4개 동(본관동'상황체험동'창의동'기숙사동)으로 구성된 테마파크 형태의 체험형 학습장이다.

주요 시설로는 요리'음악'미술'과학 등을 직접 실습하며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심화학습시설 11개와 우체국'은행'공항'병원'마트 등 외국 현지 상황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학습시설 17개, 멀티머디어실'도서관'화상영어센터 등 학습지원시설과 노래방'미니콘서트장'세탁실 등 편의시설 34개 등이 함께 갖춰져 있다.

대구경북영어마을은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및 위스콘신주립대와의 협약 체결을 통해 50~60명의 우수 원어민 교사와 질 높은 교육 콘텐츠를 확보한 상태다. 또 4박5일 교육뿐만 아니라 수료 이후 사이버 공간을 통해 이뤄지는 사후학습 콘텐츠를 수료 학생 모두에게 제공하는 등 영진전문대학만의 차별화된 운영으로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영어마을이 그동안 교육에 참여한 대구'경북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초등학생 4박5일 프로그램 수료자의 평균 93.8%가 영어마을의 체험학습이 영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으며 중학생의 경우에도 90.2%가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

◆해외와 타 지역에서도 주목받는 영어마을

대구경북영어마을은 다른 영어마을과의 차별성과 최적의 교육 환경 덕분에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중국'일본 학생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한'중'일 대학생 영어몰입 및 문화교류 프로그램'이 매년 개설돼 일본 후쿠오카 아소(麻生)그룹 산하 아소전문대학, 도쿄 사가미여자대학교 학생, 우베공업대학생 등 5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취업을 대비한 맞춤형 비즈니스 영어 체험과정 등에는 참가신청 문의가 잇따르는 등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인해 전국의 영어마을이 힘든 상황이지만 대구경북영어마을은 예외다.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는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대구'경북 지역의 영어교육 환경 개선과 학부모의 사교육비 지출 부담 경감, 저소득층 자녀의 영어 교육기회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여기에 영진전문대학이 축적해온 맞춤형 주문식 교육 노하우를 접목해 전국에서도 성공적인 영어마을로 평가받는다.

대구경북영어마을의 성공적인 정착으로 대구'경북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도 교육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부산'울산뿐 아니라 경남 김해'합천, 전남 해남지역 학생 등 1천500명이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조방제 대구경북영어마을 위원장은 "차별화된 프로그램 및 강사진 운영을 위해 TESOL 프로그램이 특화돼 있고, 표준 미국영어(Standard American Dialect)를 구사하는 미국 중서부지역 명문 공립학교와 공동으로 영어마을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며 "특히 우수한 원어민 강사를 채용하기 위해 미국 현지 협약대학(UWRF)의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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