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10여년 만에 발견, 신고 포상금 50만원 횡재
"집 나간 자식이 돌아온 것처럼 반갑네요."
동해안에서 사라졌던 명태가 울진군 앞바다에서 잡혔다. 자연산이다. 무분별한 남획과 수온 상승 등으로 자취를 감춘 지 10여 년 만의 일이다. 지난 5일 오전 10시 울진군 기성면 사동항 정동 앞 약 16㎞ 해상에서 살아있는 명태가 그물에 걸려 올라왔다.
이날 잡혀온 명태는 몸 길이 55㎝의 성체로, 치어 방류 시 달아두는 표시가 전혀 발견되지 않아 순수 자연 상태의 것으로 보인다. 울진군은 수산자원 연구와 관련해 학술적 가치가 높은 까닭에 그 명태를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로 옮겼다.
명태는 과거 꽁치와 더불어 경북 동해안의 대표적 어종이었으나, 서서히 개체 수가 줄어들다가 최근 10여 년간 완전히 흔적을 감췄다. 어업 기술이 발전하며 남획이 이뤄지고, 특히 동해안 해수 온도가 소폭 상승하면서 명태가 북쪽으로 서식지를 옮긴 때문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해수 온도는 1900년도에 비해 1~2℃가량 상승했다. 학계에 따르면 해수 온도의 1도 차이는 육상에서의 10도 정도에 달한다. 냉수성 어종인 명태가 살기에는 너무 더운 환경이 된 셈이다. 이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명태는 러시아 해역에서 잡힌 것이 많다.
우리나라 명태 생산량은 1980년대 8만t에서 2000년 162t으로 가파르게 줄어들다가 어느 순간 자취를 감췄다. 울진군 죽변면 한 어민은 "우리 부모님 세대 때만 해도 그물만 던지면 명태들이 무더기로 올라왔다. 그때는 아예 물려서 명태를 잘 먹지도 않았다"면서 "이제는 공해상으로 빠져서 일주일은 북쪽으로 올라가야 러시아 수역에서 명태를 볼 수 있으니 왠지 친한 친구를 잃은 기분이다"고 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명태 복원을 위한 정책이 한창이다. 지난 2014년부터 오는 2021년까지 248억원의 예산을 들여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지난해 6월에는 강원도 속초 앞바다에서 등지느러미에 작은 이름표를 붙인 명태 치어 1천 마리를 방류하기도 했다. 또 자연산 명태를 발견할 경우 마리당 50만원의 신고 포상금도 내걸었다.
신고 포상금 시행 이후 첫 수혜자는 이날 명태를 발견한 울진군 죽변면 대창호(6.67t'자망 어선) 선장 장길준(41) 씨가 됐다. 명태를 포획한 해당 수역은 수심 100m에 수온 12도. 명태가 서식할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조사됐다.
동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단 한 마리로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자연 상태의 명태가 울진에서 잡힌 것에는 큰 의의가 있다고 본다"면서 "온도 상승에 적응한 명태 개체가 있거나 해양 환경이 소폭 변화했는지에 대한 자세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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