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간 9만km 누벼…아내·막내아들과 '지구 두 바퀴', 작년 말 '내 차로…' 두 권 펴내
"성공한 자가 여행하는 게 아니라 여행하는 자가 성공합니다."
15개월 동안 자동차로 30여 개국으로 세계여행을 다녀온 조용필(56) 씨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가까운 시일 내 일본에 갈 예정이고 내년에는 호주와 뉴질랜드를, 수년 내에는 아프리카 대륙을 흙먼지 일으키며 차로 달리는 꿈을 꾸고 있다.
2015년 4월 그는 시베리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아내, 막내아들과 함께 450일간의 세계여행을 시작했다. 태극기를 단 그의 애마는 아시아~유럽~남미~중미~북미를 다녀오는 총 9만㎞를 달렸다. 지구 두 바퀴가 넘는 거리를 가는 동안 우여곡절도 많았다. 처음 시베리아에 도착해 지평선만 보이는 광야를 달릴 때는 꿈길을 달리는 기분이었다. 러시아와 몽골은 하루 종일 달려도 사람 한 명, 마을 하나 보기 힘든 곳이 많았다. 며칠간 몽골의 험한 비포장도로와 사막을 달렸더니 새 타이어가 금세 너덜너덜 터지기도 했다. 중앙아시아와 파미르고원의 광활한 대자연과 동유럽의 오랜 역사가 새겨진 고성들과 소박한 사람들의 모습…. 어느 하나 마음을 뺏기지 않은 곳이 없었다.
하지만 여행이 즐거웠던 것만은 아니다. 여행 5개월째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주차해 둔 차가 사라져 버렸다. 뒤늦게 견인관리소에서 차를 찾았지만 모든 짐을 잃어버린 후였다. 분노가 치밀고 막막했지만 아무도 다치지 않은 걸로 위안을 삼았다.
2016년 7월 무사히 세계여행을 마치는 데 가장 큰 힘을 준 것은 가족이었다. 아내, 아들 어느 누구도 힘들다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 "큰일 났다"는 말보다는 "조금만 더 가면 도착한다"는 희망적인 말로 위기를 떨쳐냈다. 여행의 동반자는 가족이 으뜸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도 귀중한 경험이었다. 지구 두 바퀴를 함께했던 자동차도 어느새 또 한 명의 가족이 되어 있었다. 지난해 말에는 '내 차로 가는 세계여행'이라는 여행 책 두 권도 출판했다. 얼마 전 KBS '강연 100℃'에 출연한 뒤로는 각종 강연회에도 열심히 불려다닌다.
집안 형편이 어려웠던 조 씨는 대구상고를 졸업하고 대구은행에 들어갔다. 당시 대구은행은 상고 출신에게는 꿈의 직장이었지만 그는 평범했던 일상생활로 지쳐만 갔다. 삶의 활력소를 찾으러 지인이 권유한 사업에 나섰지만 빚만 남고 말았다. 횟집 납품, 아이스크림 배달, 파지 수거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뛰어다녔다. 서울로 올라가 어느 정도 다시 자리가 잡히자 또 다른 상실감이 찾아왔다. 언젠가 세계여행을 가야겠다는 어릴 적 꿈이 그를 가만두지 않았다. 대명 5동 학생도서관에서 김찬삼의 세계여행기를 읽고 여행을 꿈꾸었던 철없는 소년이 기어코 그 여행에서 돌아와 꿈을 실현했다.
"여행을 꿈꾸는 많은 고향분들에게 여행의 자극제가 되고 싶습니다. 향토의 청춘들 머리와 가슴에 꿈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요즘 조 씨는 고향인 대구에서 자신의 여행 경험을 나누고 싶은 꿈을 꾸고 있다. 40여 년 동안 간직해온 어릴 적 꿈과 그 꿈을 이룬 소중한 경험을 듣는 시간이 곧 가까워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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