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홍콩 행정장관 선거 직접 개입…기본법 위반"

입력 2017-04-03 17:06:15

중국이 지난달 26일 치러진 홍콩 행정장관 선거를 앞두고 선거위원들에게 친중 후보에 대한 지지를 종용해 홍콩 기본법(헌법격)을 위반했다는 전직 홍콩 관리의 주장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3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마크 핑크스톤 전 홍콩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는 최근 서한에서 중국 당국이 홍콩에 파견한 대표처인 주홍콩 중국연락판공실(중련판)이 행정장관 선출권이 있는 선거위원 1천194명 모두에게 전화를 걸어 중국 당국의 지원을 받는 캐리 람(林鄭月娥'59) 행정장관 당선인을 지지할 것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행정장관 후보로 출마했다가 중도 포기한 레지나 입(葉劉淑儀'66) 신민당 주석의 핵심 선거운동 참모였던 핑크스톤 전 CIO는 그러면서 중련판이 선거위원들에게 입 주석을 지명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핑크스톤 전 CIO는 또 많은 경험과 철저한 공약을 준비한 입 주석이 람 당선인에게 가장 위협적이었기 때문에 희생양이 됐다고 주장했다.

입 주석은 행정장관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공식 후보 지명 시한인 지난달 1일까지 후보 등록을 위해 필요한 선거위원 150명 이상의 추천을 받지 못해 출마를 포기했다.

핑크스톤 전 CIO는 이번 선거가 '코미디'(farce)라며 중국 당국이 작년 중순 이미 람 당선인을 렁춘잉(梁振英) 현 행정장관을 이을 차기 행정장관으로 임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거 기간 중련판이 한 것이 어떠한 중앙정부 부처도 홍콩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도록 규정한 기본법(헌법격) 22조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람 당선인은 여론조사에서는 경쟁 후보에 크게 뒤졌으나, 중국의 적극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지난달 26일 선거에서 간선 선거인단 과반을 웃도는 777표를 얻어 365표를 확보한 존 창(曾俊華) 전 재정사장(재정장관 격)을 누르고 차기 행정장관에 선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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