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은 세계인의 기념일인 '세계 물의 날'이었다. '세계 물의 날'은 물의 소중함을 알리고 세계 각국의 관심과 참여를 통해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UN이 1992년 리우환경회의에서 결의하고, 1993년부터 매년 3월 22일로 정한 것이다.
지금 전 세계는 기후변화로 인한 집중호우와 극한 가뭄을 겪고 있어 매일같이 물 문제가 이슈화되고 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의 극한 가뭄, 동남아시아 지역의 매년 거듭되는 태풍 피해 등 물과 관련된 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그 피해 규모 또한 점차 확대되는 추세이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FF)에서 발표한 '세계 위험보고서 2016'에서도 전 세계 전문가들은 인류에게 가장 영향력 높은 위험 요소로 '기후변화 대응 실패',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리스크로 '극심한 기상이변'을 선정한 바 있다. 이러한 물위기'물안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수자원의 최적 이용을 추구하는 '통합 물관리'가 물관리의 신(新)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물은 상류부터 하류까지 연속적이고 상호 영향을 주며, 유역의 인문'사회활동 결과가 하구까지 끊임없이 도달되는 몸과 같은 유기체이므로 통합적으로 연계성 있게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물관리는 수량'수질관리 이원화, 기능별'시설별 계획'관리 등이 부처별로 다원화된 물관리 체계로 물관리의 효율성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어 통합적인 물관리의 계획과 실행에 한계가 있다.
이러한 비효율적인 물관리 여건으로 정부 부처, 이해 관계자 등의 개별적인 접근과 노력만으로는 물관리 현안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부처별로 분산되어 있는 현행 물관리 방식을 국가 차원의 통합 물관리로 전환할 필요성이 제기되었으며, 유역별 수량'수질'재해 예방과 지표수'지하수 등 통합 관리 원칙 등을 국가 물관리 기본원칙으로 제시할 수 있는 '물관리 기본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낙동강은 매년 반복되는 녹조 발생에 따른 수질 및 수생태 문제, 대구-구미'부산-경남 간 상수원 이전 대립, 남강댐 상류 치수 대책 등의 갈등이 있다. 이러한 지역의 물 문제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생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의 부처별 물관리 정책을 뛰어넘는 국가적 차원의 낙동강 대권역의 통합 물관리 계획과 실행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낙동강의 유역 단위 통합 거버넌스를 통한 신뢰 기반과 합의의 과정을 조율하고 확립해야 할 것이며, 지역의 이해 당사자, 학계,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로 구성된 통합 물관리 거버넌스 구축을 제안한다. 거버넌스 협의를 통해 낙동강 상'하류 이해 당사자 모두가 공존하는 상생의 합의점을 찾아가야 할 뿐만 아니라, 낙동강 전 유역의 수질 개선, 수생태 건강성 회복 등으로 이어져서 유역 내 역사'문화와 지역경제 발전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물론 지역의 이해 당사자들은 해당 지역에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명분과 입장 차이가 있겠지만, 낙동강 유역 상'하류의 한정된 수자원을 공동으로 이용하기 위한 상생의 측면에서는 소통과 협의 과정을 통해 합리적인 물이용 방안의 도출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역이 당면한 과제를 함께 드러내고 대화하여야 하며, 각자 필요로 하는 이점을 살린 물이용 대안 도출을 위해 집사광익(集思廣益, 중국의 제갈량이 촉나라 승상이 된 뒤 "무릇 관직에 참여한 사람은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아 나라의 이익을 넓히도록 힘써야 한다"고 말한 것에서 유래한 사자성어)의 지혜를 모아 대처해 나간다면, 지역 간 갈등이라는 위기를 상생발전의 기회로 역전시킨 유역 통합 물관리의 긍정적 선례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