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대구경북 지역 대선 공약을 발표했는데, 그 내용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문 전 대표는 대구경북의 경제적 어려움을 적시하고,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의 화두를 제시해 공감을 얻었다. 지역 현안과 지역민의 바람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음을 보여주면서 어느 정도 성공적인 공약 설명회가 됐다는 평가다.
문 전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제일 못사는 대구'라는 언급이 가장 눈에 띄었다. 지역민에게는 뼈아픈 지적임이 분명하지만, 지역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TK가 오랫동안 정권을 잡아왔는데도, 24년 연속 1인당 지역내총생산이 전국 꼴찌이고, 그 규모도 전국 평균의 64%에 불과하다는 것은 뭔가 크게 잘못된 것이다. 문 전 대표가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잘 알고 있다면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믿는다.
문 전 대표가 시대적 과제인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기치로 제시한 것은 올바른 방향이다. 그는 강력한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의 국정 철학을 가진 정부만이 수도권 집중을 막고 지방을 살릴 수 있다고 했다. 대구가 지방분권 운동과 국가균형발전론의 발원지라는 점을 의식해서가 아니라, 과도한 중앙집권과 국가 불균형을 막기 위해서는 대권 주자라면 누구나 앞장서야 할 역사적 사명이다.
그는 대구공항 이전 지원과 대구권 광역철도, 의료산업 및 물산업, 서대구역세권, 동해안 에너지 클러스터 등의 세부 공약도 내놓았다. 대구시가 요청한 대선 공약은 대부분 반영됐으나 경북도가 요청한 공약은 일부만 포함돼 있다. 문 전 대표 측의 지역 이해도가 부족하기 때문일 수 있지만, 경북도의 노력 및 성의 부족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그가 지역의 고질적인 병폐를 개선하고 지역 현안을 챙기겠다고 약속한 것은 좋게 평가할 만하다. 그렇지만, '말의 성찬'보다는 실천하려는 의지가 더 중요하다. 일부에서는 여전히 문 전 대표의 말 바꾸기에 대한 의구심을 버리지 않고 있기에 이를 제대로 증명해야만 정권 획득이 가능할 것이다. 지지율 일등 후보답게 지역 공약을 제대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