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마지막 생태하천인 동화천이 대규모 개발 행위와 공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초와 어우러져 물이 흐르던 고즈넉한 모습은 오간 데 없고 자갈과 모래투성이인 하천 바닥을 드러내고 있으며, 공사 흙무더기와 벌목 나무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동구 도학동에서 발원해 금호강에 합류하는 15㎞ 길이 동화천은 생태 환경의 보고로서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보존 가치가 높다. 2006년 영남자연생태보존회가 발간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동화천에는 금호강(99종)이나 신천(151종)보다 많은 178종의 식물이 살고 있으며, 긴몰개'참갈겨니 등 19종의 어류가 서식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7천여 가구, 인구 2만여 명 규모의 공공 주택 지구 조성 공사를 2014년부터 시작하면서 이 일대는 거대한 공사장으로 변했다. 또한 대구 4차 순환도로 제5공구가 동화천 위를 지나면서 수도 없이 드나드는 공사 차량으로 인해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동화천이 몸살을 앓는 것은 대규모 개발 계획이 수립됐을 때 예고된 일이었다. 잘못된 선택이었지만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생태계 훼손을 최소화하는 범위 안에서 개발이 이뤄지고 보존 및 정비 사업도 병행돼야 하는데, 지금 상황을 보면 과연 이게 가능할지 의문이다.
동화천을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에 따라 대구시는 2020년까지 총 134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유지수를 확보하고 제방을 정비하는 계획을 내놨다. 연중 내내 물이 흐르고 30m 폭 녹지가 들어서는 등 동화천을 친환경적 하천으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동화천이 콘크리트 제방으로 뒤덮인 신천의 복사판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가시지 않는다.
생태하천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다양한 식생을 기반으로 한 건강한 생태계다. 제방을 정비하고 인공 녹지를 조성한다고 해서 동화천이 생태하천 역할을 지속하리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동화천 고유의 기능과 가치를 살리기 위해서는 세심한 생태계 모니터링과 환경 보호를 최우선시하는 실행 계획이 따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