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칸 등 밀폐공간 배수작업, 짧게는 2일 길게는 4일 걸려
3년 만에 상처 난 전체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가 당초 목적지인 제주항이 아닌 목포 신항으로의 마지막 항해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학여행길에 오른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과 교사 14명 등 476명의 승객을 2014년 4월 16일 제주항에 '무사히' 내려줘야 했을 세월호가 3년 동안 차가운 바닷속에 잠겨 있다가 빈 배만 다른 배에 실린 채 목포 신항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전날 밤 9시쯤 반잠수식 선박에 거치돼 선체 전부를 드러낸 세월호에서는 밤새 배수와 잔존유 처리 등 방제작업이 진행됐다. 26일 오후 10시 현재 객실부 등 개방된 공간에서 배수 작업은 거의 마무리됐고 화물칸과 기관실 등 밀폐된 공간의 배수를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해양수산부는 배수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이 부분에 구멍을 뚫어 강제 배수를 시키는 방법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업은 짧게는 2일에서 길게는 4일 정도가 소요될 예정이다. 목포 신항까지 87㎞를 항해하는데 한나절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28일에서 30일 사이에는 목포 신항에 도착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예상 시기보다 2일에서 4일 정도 빨라진 것이다.
이에 앞서 세월호 선체는 25일 오후 9시 15분쯤 반잠수선에 실린 채로 선체 전부를 드러냈다.
3년간 해저 생활과 힘겨운 인양 과정에서 선체 곳곳이 갈라지거나 이가 나가듯 깨지고 구멍이 뚫렸지만 원형은 옛 모습대로였다. 뱃머리 부분 바닥에는 중심에서 좌현 방향으로 갈고리에 긁힌 것처럼 길게 두 줄로 갈라진 부분도 목격됐다. 다만 바닥 부분의 큰 형체 변형이나 충돌, 파손의 흔적을 찾기는 어려웠다. 뱃머리에 있는 'SEWOL'(세월)이라는 선명도, 꼬리 부분에 있는 'CHONGHAEJIN'(청해진)이라는 선사명도 이제는 거의 지워져 가까이 다가서야만 어렴풋하게 윤곽을 볼 수 있을 정도였다.
한편 이철조 해양수산부 세월호 인양추진단장은 "(미수습자) 수색과 선체 조사를 안전하게 진행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수습계획도 다듬겠다"며 객실부 절단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 단장은 "기본적으로 수색 효율성을 위해 객실을 절단해 바로 세우는 작업은 기술적으로는 합리성 있는 방안이라 생각된다"고 했다. 그러나 이 단장은 "다만 유가족이 선체 훼손을 우려한다. 일종의 증거물인 세월호를 훼손하면 추가로 진상 규명을 어렵게 하는 것"이라며 절단부를 최소화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체 훼손 우려와 조속한 수색작업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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