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사드 악재] 중국, 내달 대구국제안경전 사실상 '보이콧'

입력 2017-03-21 04:55:03

개막 한 달 전 단체 취소 잇따라…2월 전시 부스 완판됐는데 사드 이슈 후 분위기 급변

다음 달 20~22일 열리는 대구국제안경전이 사드 여파로 인한 중국 바이어들의 불참으로 타격이 우려된다. 대구국제안경전 모습. 매일신문 DB
다음 달 20~22일 열리는 대구국제안경전이 사드 여파로 인한 중국 바이어들의 불참으로 타격이 우려된다. 대구국제안경전 모습. 매일신문 DB

중국발 사드 불똥이 대구 안경산업으로도 튀고 있다.

개막을 한 달 앞둔 '대구국제안경전'(DIOPS, 이하 디옵스)이 사드 악재 직격탄을 맞고 있다. '큰손'인 중국인 바이어들의 단체 참가 취소가 잇따르는 가운데 주최 측은 동남아 등 바이어 국가 다변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올해 16회째를 맞는 디옵스(4월 20~22일)는 대구시 주최'(재)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 주관으로 엑스코에서 열리는 국내 유일의 국제안경전시회이자, '안경도시 대구'의 자존심과 같은 대표 산업전이다. 지난해 경우 중국, 유럽, 일본 등에서 전시회 기간인 사흘간 바이어만 1천200여 명이 찾아왔는데, 그 절반가량을 중국 바이어가 차지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디옵스 홍보차 지난달 상하이 전시회에 갔을 때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고 전시 부스도 완판됐다. 그런데 사드 이슈가 불거진 후 갑자기 분위기가 안 좋아졌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 현지에 안경 가맹점만 200여 개를 거느린 C안경유통업체의 바이어가 진흥원 측에 디옵스 참가 취소를 통보해왔고, 전시 부스 비용까지 낸 일부 중국의 안경 업체들도 참가 취소 의사를 전하고 있다.

특히 단체 바이어들의 참가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안경협회와 각 지역 안경단체 등은 자신들의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최근 디옵스 참가 취소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진흥원 측은 "여행사를 통한 단체 한국 입국이 막힌 게 큰 이유로 보인다"면서 "'위챗'(중국의 모바일 메신저)을 통해 중국 현지 분위기를 듣고 있는데, '개별 참가를 하고 싶어도 중국 정부 눈치 때문에 힘들다' '비자 초청장이 있어도 비자 발급을 못 받는다'는 얘기가 많다"라고 냉랭해진 분위기를 전했다.

안경업계 2차 손실도 우려된다.

대구의 한 안경업체는 지난달 상하이 전시회에서 체결한 중국 바이어와의 계약건이 취소될 상황에 처했다. 또 다른 업체는 수년간 거래하던 업체로부터 거래대금이 제때 입금되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는 얘기도 있다.

진흥원은 올해 디옵스 참가 바이어를 당초 1천300여 명으로 기대했지만, 중국 바이어들의 대규모 불참이 현실화되면 바이어 수가 지난해 1천200여 명보다 밑돌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진흥원은 이런 가운데 중국 외 바이어 국가를 다변화하는 한편, 바이어의 '양'보다 '질'을 높여 계약 성과를 올리는 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김원구 진흥원장은 19일부터 대만 안경전에 참가해 디옵스를 홍보 중이다.

진흥원 측은 "올해 디옵스에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서 지난해보다 두 배 많은 250명의 바이어가 찾아온다"면서 "밖으로는 수출시장을 개척하고 안으로는 내수 바이어도 발굴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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