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고개 숙인 남성, '건강에 관심 기울여라' 몸이 보내는 신호…쉬쉬하다간 치료 시기 놓쳐

입력 2017-03-21 04:55:03

중년 이후 찾아오는 남성의 갱년기는 발기부전과 성욕감소 등으로 인해 부부 성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갱년기 성생활의 감퇴는 정신적 노화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남성이 성욕이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면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라는 신호를 몸이 보내는 것이다. 정력이 바닥까지 왔다는 것으로, 허리와 무릎이 시큰거리고 아프며 힘이 없어진다. 또한 소변줄기가 약해지면서 시원치 않고 한참 걸려서 나오기도 한다. 머리카락이 희게 되며, 귀에 소리가 나고, 건망증이 빈발하며 성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성기 주변으로는 땀이나 습기가 많아져 축축하거나 성기가 차게 된다. 특히 성기 끝이 차면서 정액이 흘러 속옷을 적시는 증상이 빈발하게 된다.

한방에서는 양위증이라고 하는데 주된 원인은 신장의 양기(陽氣)와 음기(陰氣)가 허약해진 까닭이다, 선천적으로 신장이 허약한 체질을 타고났거나 성생활이나 노동을 너무 과도하게 한 경우에도 나타난다. 또 질병을 앓고 몸이 쇠약해져 수음(手淫)을 너무 많이 했거나 영양섭취가 부실하면 나타나기도 한다. 서양 의학에서는 성호르몬 부족을 원인으로 들고 있다. 요즘처럼 심각한 경기침체와 명예퇴직, 실직 등으로 중년 남성들이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울화(鬱火)가 쌓여 심(心), 비(脾), 신(腎)의 기운을 상하게 해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한방에서는 고환, 음경을 비롯한 생식기관 전부와 성호르몬이 신장기능 계통에 속한다. 신장의 양기와 음기가 정력의 바탕이 되므로 신장의 음양(陰陽)을 보강하는 것이 성 기능을 강화하는 주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정력제로 알려진 약재(藥材) 중에 식물성으로는 풀이나 나무의 씨와 열매가 많다. 복분자(覆盆子'산딸기), 상심자(桑椹子'뽕나무 열매), 저실자(楮實子'닥나무 열매), 오미자(五味子), 구기자(枸杞子), 구자(부추씨), 호마자(胡麻子'검은깨) 등이다. 이름에 자(子)가 붙어 있는 것이 특징인데, 다음 세대를 이어 갈 생명력을 간직하고 있어 생식력을 강화해 준다는 걸 엿볼 수 있다.

그 밖에도 마늘이나 파, 부추 같은 훈채도 효과가 있다. 일례로 오신채(五辛菜)라 하여 마늘(대산), 파(혁총), 부추(난총), 달래(자총), 무릇(흥거)은 불가(佛家)와 도가(道家)에서는 금지 식품이다. 선사(禪寺)의 문에는 훈채와 술이 산문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훈주불허입산문(葷酒不許入山門)이라고 기록한 명패를 붙여 놓았다. 훈채는 따뜻한 성질의 음식으로 몸에 훈기(薰氣) 즉, 양기(陽氣)를 넣어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는 성욕을 일으키고 정력을 강화하여 정신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으므로 수행하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동물성으로는 녹용을 비롯하여 각종 동물의 음경과 고환도 많이 쓰였다. 물개의 해구신(海狗腎), 개의 구신(狗腎) 등이 있다. 이 밖에 흔히 쓰이는 한약재로는 인삼, 마, 음양곽, 파고지, 황정 등이 각 체질의 보신(補腎)처방에 많이 쓰이고 있다.

고대로부터 양위증 치료에 사용되어온 한약재의 효과는 임상증례에서도 확인되지만, 최근 실험논문에서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음경해면체의 평활근을 이완시켜 발기를 돕는 신경물질인 산화질소(nitric oxide'N.O)와 관련된 동물 실험을 해 본 결과에서도 복분자, 저실자, 황정, 금앵자 등의 한약물이 N.O를 생성시키는 효소인 일산화질소 합성효소(Nitric oxide synthase'N.O.S)의 활성을 증가시켜 NO의 생성을 촉진하므로 혈관 확장의 중요 인자인 C-GMP의 생합성이 촉진됨으로써 혈관 평활근이 확장되어 혈액 유입을 증가시켜 발기부전을 치료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제는 고개 숙인 남자의 성을 부끄러워하거나 쉬쉬하면서 치료시기를 놓치는 과오를 범하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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