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얻은 것은 국제사회의 높은 평가였고, 일본의 국격(國格)은 올랐습니다. 일본 국민들이 보여준, 질서 있게 줄 서고 기다리는 그런 모습 덕분입니다."
지난해 11월 23일 대구은행 제2본점 강당에서 열린 제3회 DGB 수요특강에서 세로토닌문화원장 이시형 박사는 '열정과 품격'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일본인 교수 친구가 들려준 이야기를 꺼냈다. 일본인 교수 친구의 전언(傳言)은 2011년 3월 11일의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큰 피해를 냈을 때 보여준 일본 국민의 경험담이다.
엄청난 자연재해 피해의 슬픔, 고통, 괴로움의 혼란 속 일본 국민들은 질서 있고 차분했다. 그런 대처 모습은 그대로 세계에 전파됐다. 그들의 소식은 고스란히 세계 사람들에게 드러났다. 일본인 교수의 분석은 그런 일본 국민들에 대해 세계인이 내린 평가였을 터이다.
우리도 국격을 높인 경험이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촛불 민심의 평화 시위다. 지난 10일 대통령 탄핵심판 종료 때까지의 평화 촛불시위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런 평화 시위의 국제사회 평가는 이미 1919년 3'1 평화 만세운동에 이은 두 번째로, 화염병과 최루탄이 춤추던 옛날과는 달라진 문화를 뽐냈다.
이제 또 한 번 세계에 우리를 드러낼 좋은 기회를 맞았다. 제19대 대통령 선거다. 당초 12월보다 앞당겨 5월 9일 뽑는 조기 대선이다. 마침 5월, 장미 향기 그윽하고 활짝 꽃 피는 계절이라, 낭만적으로 '장미 대선'이라 부른다. 12월 엄동설한의 옛 선거와는 사뭇 다르다. 평화 촛불로 놀란 세계인이 장미 대선에 눈과 귀를 기울일 한국의 정치 볼거리이다.
대통령 탄핵과 파면의 내우(內憂)와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치졸한 경제 보복, 미국 트럼프정부의 경제 압박, 일본의 독도 도발과 위안부 부정 등 끊임없는 한국 흔들기, 북한의 미사일'핵 발사 모험 등 뭇 외환(外患)을 딛고 꿋꿋이 세계인 앞에 일어서는 대한인(大韓人)의 저력을 보여줄 좋은 기회다. 게다가 주요 정당 대선후보에 대구경북 등 경상도 사람이 많아 고무적이다.
역사 속에서 그랬듯이 경상도 사람은 '바람 앞의 가는 버들'이 아닌 '크고 높은 산악 같은 굳은 심지(心志)'(백기만 작가)를 가졌고, '선비의 낙토, 인의(人義)의 시골'(성호 이익)의 피를 타고나서다. 부디 당당하고 공정한 경쟁으로 장미 대선을 국격을 한 단계 더 올리는 소중한 기회로 승화시켜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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