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이상 고목서 송탄유 착취
일제에 나라 잃은 슬픔을 노래한 작사가 왕평(본명 이응호)의 황성옛터 노래비가 세워진 청송군 파천면 송강리 목계솔밭에서 일제강점기 시절 착취당한 송진 추출 흔적이 여럿 발견됐다.
마을 주민의 제보로 발견된 송진 추출 흔적은 전체 소나무 200여 그루 중 10여 그루 정도였다. 대부분 100년 이상 된 고목에서 흔적이 확인됐다.
일제강점기인 1937년 7월 7일 일본은 중일전쟁을 일으키며 본격적으로 침략 범위를 넓혀갔다. 당시 일제는 연간 4만t의 송진을 소비하며 종이와 도료, 비누 제작 등에 활용했다. 일제는 전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송진을 끓여 항공연료로까지 활용했는데 이것이 바로 송탄유다.
일제는 이 송진을 충당하기 위해 한국 전역의 소나무에서 송진을 추출하기 시작했다. 오래된 소나무만을 골라 껍질을 벗기고 V자 형태로 칼집을 내고 가장자리에 통을 달아 송진을 추출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소나무 고목들이 고사했고, 일부 소나무가 지금까지 상처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살아남았다.
최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일제강점기 착취당한 송진을 역사적 가치로 재해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산림청은 '송진 채취 피해 소나무 전국 분포도'를 제작하는 한편 '산림문화자산'으로 등록해 송진 채취 피해목의 역사적 가치를 기록문화로 남기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주민 이명식 씨는 "어린 시절 동네 어른들에게 일제의 송진 착취 이야기를 많이 전해들었고, 목계솔밭을 살피던 중 그 흔적을 발견했다"며 "항일 민족 가요를 쓴 왕평의 노래비와 묘소 인근에 일제 수탈 잔재가 그대로 남아있어 마음 한쪽이 숙연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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