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차 방어 성공 '37전 전승'
겐나디 게나데비치 골로프킨(35'카자흐스탄)은 현역 최강의 복서로 평가받는다. 36전 36승 무패에 33KO를 기록한 돌주먹이어서 붙은 별명이 'KO 머신' 또는 '새로운 마이크 타이슨'. 이름과 성의 첫 글자들을 따 '트리플 G(GGG)'라 불리기도 한다. '기적의 사나이' 다니엘 제이콥스(30'미국)는 암을 이겨내고 정상에 도전할 정도의 경기력을 선보여 유명한 복서다.
제이콥스도 골로프킨의 무패 행진을 저지하지 못했다.
19일 미국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WBC'WBA'IBF 미들급 통합 타이틀전이 열린 가운데 챔피언 골로프킨이 3대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골로프킨은 이번 승리로 37전 전승(33KO)을 기록하며 18차 방어에 성공했다.
이번 대결은 경기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두 선수의 경기력 자체뿐 아니라 인생사가 화제를 끌 만했다. 더구나 미들급은 한때 세계 복싱계를 주름잡았던 영웅들이 뛰던 체급이어서 복싱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골로프킨은 전적이 말해주는 것처럼 링 위에서 최강의 면모를 과시 중이다. 공격력과 수비력 모두 최상급. 맷집도 강하다. 이 때문에 수준급 선수들이 그와 대결하길 꺼릴 정도다. 한국과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골로프킨에겐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 그의 외할아버지가 고려인이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선 라이트미들급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제이콥스는 33전 32승(29KO) 1패로 미들급 랭킹 2위인 복서. 경기 전부터 골로프킨의 압박을 이겨내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으나 챔피언 자리에 도전하기엔 충분한 실력을 갖췄다. 특히 그는 골육종(뼈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이겨내고 링에 복귀, 세상을 놀라게 했다. 걷지도 못할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최강자 골로프킨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복싱 팬들에게 미들급은 추억의 체급이다. 1980년대 이 체급은 'F4(fabulous 4)'라 불린 '전설'들을 앞세워 복싱 역사상 손꼽히는 전성기를 구가했다. 역대 최강으로 경이롭다는 뜻인 '마블러스(marvelous)'로 불리던 마빈 해글러, '히트맨' 토마스 헌즈, '돌주먹' 로베르토 두란, '링 위의 예술가' 슈가 레이 레너드가 명승부를 양산한 주인공이다.
이날은 탐색전을 거쳐 4라운드부터 경기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기 시작했다. 골로프킨은 특유의 왼손 잽을 앞세워 제이콥스를 압박했다. 오른손 펀치 두 방으로 제이콥스에게 다운을 빼앗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제이콥스는 역시 '최강의 도전자'로 불릴 만했다. 5라운드부터 오소독스(오른손잡이)와 사우스포(왼손잡이) 자세를 번갈아 취하며 골로프킨을 혼란스럽게 했다.
이후 경기는 백중세로 흘렀다. 제이콥스는 강하진 않지만 빠른 연타를 날렸다. 골로프킨은 우직하게 전진하면서 빈틈을 찾아 묵직한 펀치를 내밀었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골로프킨은 다소 지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그래도 결국 승자는 강한 펀치를 적중시킨 골로프킨이었다. 경기가 끝났을 때 골로프킨과 달리 제이콥스의 눈과 광대뼈 부근은 부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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