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연초부터 먹거리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경제고통지수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다가는 우리나라 경제가 침체 속에 물가가 오르는 최악의 상황 즉,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감이 생겨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 1월 우리나라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5.3% 급등했다. 같은 기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치(0.4%)보다 10배 넘는 수치여서 예사롭지 않다. 수치도 수치이지만 체감 장바구니 물가는 가히 '억!' 소리가 날 정도다.
먹거리가 중심이 되어 견인하는 물가 상승 압박이 숙질 기미가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탄핵에 따른 국정 공백 장기화를 틈타 기업들도 너도나도 자사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치킨업계 1위인 BBQ가 20일부터 모든 메뉴의 가격을 올리겠다고 예고하자 치킨 가격 인상 도미노를 우려한 농림축산식품부가 세무조사를 거론하며 엄포를 놓았고 이에 BBQ가 가격 인상을 철회한다고 했다가 번복하는 등 해프닝이 있었다. 농식품부가 국세청 고유 권한인 세무조사를 거론한 것 자체가 적절한가 하는 비판이 있지만, 정부 부처가 세무조사 카드를 동원할 정도로 작금의 물가 상승세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지금의 경제 상황을 보면 고물가와 실업, 경기 후퇴가 동시에 일어나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 용어가 절로 떠오른다. 지난해 소비 지출이 사상 첫 감소세를 보이는 등 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있는데다 올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2%에 이르는 등 경보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지만 안이한 인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우리 경제를 짓누른 것은 저물가와 함께 경제가 불황에 빠지는 '디플레이션 공포'였다. 이제는 그보다 더 나쁘고 무서운 경제 상황인 스태그플레이션 걱정을 해야 할 처지이다. 쉽진 않겠지만 정부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본격적으로 빠져들기 전에 총력을 기울여 물가 관리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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