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 "우리도 우리 국익상 필요하면 '노'(No)도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라고 했다. 지난 11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미국에 '노'라고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라고 한 발언의 취지가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저도 친미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미국에 '예스'(Yes)만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당연한 소리다. 국익상 필요하다면 미국뿐만 아니라 그 어떤 나라에도 '노'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모르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 너무나 당연한 원칙이므로 다시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 그런 점에서 그의 발언은 식상하기까지 하다. 단 그 발언의 행간에 숨겨진 의미를 소거(消去)한다면.
그 의미란 사드의 조기 배치를 포함, 한미 동맹 차원에서 추진되는 각종 정책에 대한 불만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그는 NYT와의 회견에서 "사드 배치를 왜 이렇게 서두르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선거에서 정치적으로 이용할 목적으로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삼류 '음모론'이다.
사드 배치는 서두르는 게 아니라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다. 배치 결정의 직접적 계기는 지난해 북한의 5차 핵실험이었고, 이후 계속된 미사일 도발은 그 결정의 불가피성을 재입증해주었다. 사드 배치를 대선에서 정치적으로 이용할 목적이라고 의심하는 것은 자신이 사드 배치라는 '정치적 음모'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상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음모'를 원천봉쇄할 방법은 간단하다. 사드 배치에 찬성하면 된다. 그러면 사드 배치는 대선에서 논쟁의 '거리'도 안될 것이다.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중국에는 너그럽다는 점이다. 문 전 대표는 12일 "중국이 과도하게 압박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도 "이해한다"고 했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중국이 옳지 않다는 것인가 아니면 중국을 이해한다는 것인가? 이해한다면 무엇을 이해한다는 것인가? 우리의 안보주권 행사를 부정하는 중국의 오만한 행동이 과연 이해의 대상인가? 문 전 대표가 먼저 '노'라고 해야 할 대상은 중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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