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가장 깊고 웅장하며 아름다운 색
'검은색'을 테마로 한 '뷰티풀 블랙'(Beautiful Black)전이 10일(금)부터 리안갤리리에서 열린다.
모든 색을 흡수하는 색인 검은색은 무거움, 두려움, 암흑, 공포, 죽음, 권위 등 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상징하지만 검은색이 가진 특유의 부드러운 힘과 강한 호소력 덕에 오랫동안 많은 예술가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어느 화가보다 검은색을 많이 사용한 렘브란트는 켜켜이 쌓인 깊은 어둠을 검은색으로 표현했으며, 벨라스케스는 검은색으로 작품의 격조와 깊이를 더했다. 마네와 마티스는 검은색으로 세련된 아름다움을 도드라지게 했다. 또 러시아 화가 말레비치는 작품 '검은 사각형'(Black Square)으로 회화의 모든 구성 요소를 삼켜버렸다. 모노크롬 회화 작가들은 검은색을 통해 감정을 절제하기도, 표출하기도 했으며 동양 수묵화에서는 먹의 검은 붓질 하나에 부드러움과 날카로움, 차가움과 따뜻함을 담으며 대상의 외형뿐만 아니라 색을 다루는 이의 정신까지도 아우르기도 했다.
이처럼 시대를 막론하고 많은 예술가들의 동경과 찬미를 불러일으킨 검은색은 다른 어떤 색상보다도 오랫동안 예술을 지배해오며 완전무결한 검은색을 추구한 이들의 예찬을 받아왔다.
'뷰티풀 블랙'전은 오랜 시기에 걸쳐 많은 예술가들이 탐낸 검은색을 단순히 긍정, 부정으로 구분 짓는 것이 아닌 또 다른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전시에는 1960년대 아방가르드 예술 단체인 제로 그룹의 일원으로 실험정신이 강한 모노크롬 회화를 선보인 베르나르 오베르탱, 순수 미술과 디자인의 경계에 선 디자인(본명 카를로스 로롱) 작가의 작품을 비롯해 김호득 작가의 수묵, 남춘모 작가의 최근작 등 국내외 15여 명 작가들의 주요 작품과 함께 드로잉, 판화 등의 소품도 함께 선보인다. 또 최병소에서 권오봉, 이배 그리고 박종규, 김승주 등으로 이어지는 대구 근현대 미술의 주요 작가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리안갤러리 이지인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외적으로 가장 정적인 색인 검은색이 만들어내는 휴지(休止)와도 같은 침묵 속의 내적인 울림에 주목했다"며 "작은 소리도 어둠 속에서 유난히 크게 들리듯 이번 전시를 통해 검은색이 만들어내는 깊고 웅장한 울림을 느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4월 25일(화)까지. 053)424-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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