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희구의 시로 읽는 경상도 사투리] 희안녹쩐디기다

입력 2017-03-09 04:55:01

상희구(1942~ )

앞집 딧집이 서로 어불러서 짐장짐치를 당구는데

끝매짐 쭈움 가서

안동댁이

-아이고 우얐고, 미리치젓은 쪼매 남고, 새우젓은

쪼매 모지래는 겉네

카이

포항댁이

-희안쿠마는, 여게는 미리치젓은 쪼매 모지래는 겉고

새우젓은 쪼매 남으잉끼네, 새우젓캉, 미리치젓캉,

고마 왔다 갔다 합시더 카는데

옆에서 보고 있던 할매가 거든다

-참말로, 희안녹쩐디기구마는, 두 집이 맞차아도 우째

이래 맞출꼬!

(시집 『개살이 똑똑 듣는다』 오성문화 2015)

*당구다: 담그다

*끝매집 쭈움 가서: 끝날 때 즈음 되어서

좋은 일로 하여 서로가 절묘하게 딱 맞아떨어지는 경우를 '희안녹쩐디기다'라고 한다. 어원은 미상이나 의성(擬聲)이나 의태(擬態)로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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