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일자리 만드는 경북도] 3,공공기관·대기업 선호 직업의식 변화를 시도한다

입력 2017-03-08 04:55:02

취준생, 우수 지역기업 투어…대화하며 급여·복지 편견 깬다

지난해 5월 경북 청년이
지난해 5월 경북 청년이 '희망이음 프로젝트'로 도내 우수기업 탐방에 나선 모습. 지난 2012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와 전국 15개 시'도가 공동으로 추진 중인 '희망이음'은 정보 부족으로 잘 알지 못하는 지역 우수 기업에 지역 청년을 직접 탐방시켜 홍보와 인식 개선을 돕는 정책이다. 경북도 제공
지난달 9일 경북도는 도청에서 우병윤 경북도 경제부지사, 도내 21개 대학 취업담당자 등 30명이 참석한 가운데 청년일자리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는 대학에서 추진하는 청년일자리사업 현황과 문제점, 애로사항 등을 듣고 청년 일자리 정책에 반영하고자 마련됐다. 경북도 제공
지난달 9일 경북도는 도청에서 우병윤 경북도 경제부지사, 도내 21개 대학 취업담당자 등 30명이 참석한 가운데 청년일자리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는 대학에서 추진하는 청년일자리사업 현황과 문제점, 애로사항 등을 듣고 청년 일자리 정책에 반영하고자 마련됐다. 경북도 제공

경상북도는 올해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책 중 하나로 '일자리 미스매치 해결'을 제시했다.

최근 대학생들을 만나보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반면 중소기업 경영인들은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애로가 크다"며 하소연을 늘어놓기 일쑤다. 이른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다.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는 일자리를 두고 호불호가 뚜렷하게 갈리는 데 원인이 있다. 젊은 구직자가 선호하는 '좋은 일자리'는 대기업'공공기관'공무원 등이다. 일자리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안 좋은 일자리'로 인식한다.

이 같은 현상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고용정보원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경북도 내 구인 중인 빈 일자리 수는 1만2천 개에 달한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청년실업은 거의 해소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경북도는 청년층 대기업'공공기관 선호 직업의식 변화에 방점을 두고 일자리 창출 전략을 펼친다.

◆정보 불균형이 일자리 미스매치 원인

경북도는 일자리 미스매치가 일자리 정보 미스매치 때문에 생긴다고 보고 있다. 경북에도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못지않게 급여나 복지가 좋은 중소기업이 있지만, 그동안 이를 알릴 창구가 없었기에 '중소기업=안 좋은 일자리'라는 인식을 만들었다는 것.

그래서 경북도는 청년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도내 기업 취업을 활성화하고 강소'우수기업과 청년의 채용 접점을 넓힐 방침이다. 이를 위해 경북 청년에게 견실한 중소기업 정보를 제공해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고, 청년이 우수 중소기업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실시한다.

경북도 청년취업과 관계자는 "서울 등 수도권 외에도 대기업 못지않게 급여나 복지가 좋은 중소기업이 많다. 이런 기업 정보를 청년에게 알리는 게 매우 중요하다. 경북에도 좋은 기업이 있다는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기업에게 우수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청년일자리 미스매치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취업캠프, 어떤 내용으로 채워졌나?

그 첫 단추는 권역별 대학연합 취업캠프 사업이다. 사업은 2개 이상 지역'권역을 연계한 대학이 주체가 되어 거점 역할을 맡아 다른 몇 군데 대학과 연합해 사업을 진행한다. ▷지역기업 바로 알기 현장투어 ▷지역 브랜드 기업 설명 ▷취업 콘서트 ▷취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 운영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 사업에 들어간 프로그램은 경북 청년이 도내 중소기업과 관련해 풍부하고 정확한 정보를 얻어 공공기관과 대기업만이 '좋은 일자리'라는 인식을 바꾸고 건실하고 튼튼한 중소기업에 취업하도록 하는 게 목표이다. 이러한 이유로 프로그램은 청년이 도내 중소기업을 잘 알 수 있게끔 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지역기업 바로 알기 현장투어는 우수 지역기업을 직접 탐방해 기업 관련 취업 정보를 확인하고 기업 이해도를 높이는 프로그램이다. 지역 브랜드 기업 설명은 도내 유망기업 등 기업 관계자를 섭외해, 청년 구직자 간 만남, 멘토링 등을 통해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프로그램이다. 취업 콘서트는 기업 관계자, 선배 취업자 등을 통한 취업 강의'코칭과 미니 박람회를 결합한 행사이다. 청년의 구직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실질적 정보를 제공한다. 이와 더불어 전문가와 고민을 상담하며 청년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취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은 취업 역량 강화 기초 소양교육, 일대일 개별 맞춤형 취업 컨설팅, 자기소개서, 면접 요령 강화 등 개인 취업 역량 강화를 통해 실력 향상과 자신감을 높이는 프로그램이다.

경북도는 대학생을 위한 정책과 마찬가지로 특성화고등학교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취업 역량 강화와 지역기업 인식 개선을 위한 계열별 연합캠프도 준비했다.

경북에는 공업 관련 22개, 상업 관련 21개, 농수산 관련 7개, 가사 관련 5개 등 55개 특성화고가 있다. 여기에는 네 군데 마이스터고등학교(구미전자공고, 금오공고, 포항제철공고,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도 포함돼 있다. 특성화고는 졸업 후 진학보다는 취업을 목표로 한다. 이 때문에 고졸자 일자리 미스매치 해결책도 마련해, 이들의 구직활동에 도움을 준다.

특성화고 계열별 연합 취업캠프는 그 명칭처럼 계열별로 여러 학교를 묶어 연합으로 실시한다. 특성화고 대상 캠프도 대학생 캠프와 마찬가지로 경북 기업 관련 정보를 제공해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데 목표를 뒀다. 여기에다 어린 나이에 취업하는 것을 고려해 대학생 프로그램에 추가로 ▷사회 초년생 법적 지위 향상 교육 ▷취업 후 사회 적응력 높이기 교육(직장예절, 인성교육 등)과 같이 취업 이후 장기 재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넣었다.

◆중소기업에 취직하면 100만원 이득

올해부터 경북 청년이 도내 중소기업에 취직하면 100만원 이득이다.

경북도가 올해 전국 최초로 '경북청년 복지카드 지원사업'을 실시한 덕분이다. 이 사업은 경북 중소기업 근무 청년 1인당 연 100만원 한도 복지카드를 지급해, 청년 근로자가 여가에 쓸 급여의 일부분을 보전해 근로 의욕을 높이고 중소기업 장기 재직을 유도한다.

복지카드는 병원진료'의료기기 구입'헬스장 이용 등 건강관리, 레포츠'여행'공연관람'각종 문화행사 등 여가 활용, 학원수강'자격시험 응시'도서 구입 등 자기계발에 쓸 수 있다. 사행성이 있거나 불건전한 항목, 현금과 유사한 유가증권 구매, 치료 목적이 아닌 미용 관련 의료, 단순 물품 구입 등 복지 항목 증빙이 불가능한 사용처는 제외한다.

만 15세 이상 39세 미만 경북 청년이 올해 1월 1일 이후 3명 이상~100명 미만 경북 소재 중소기업에 입사해 3개월 이상 근무하면 이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경북도는 여기에 더해 도내 중소기업 구인난 해소를 위해 올해부터 '경북청년-기업 매칭 협력사업'을 추진한다. 만 15세 이상 만 39세 이하 도내 거주 미취업자 300명에게 전기차 배터리 기술, IT 의료기술 등 기업의 청년 채용 수요조사 후 6개월 이내 전문 분야 이론교육과 기업 현장 실습을 거쳐 취업으로 연결한다. 훈련생에게는 월 40만원 훈련수당(교통비 등)을 지원하고, 교육훈련기관에는 분야별 전문상담, 맞춤형 교육훈련을 위해 월 60만원을 지원한다.

김남일 경북도 일자리민생본부장은 "앞으로 도내 우수 중소기업에 인재가 많이 취직할 수 있도록 청년 인식을 바꾸는 사업과 함께 중소기업 청년 근로자에게 보다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경북 청년취업률 상승을 유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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