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졸전 끝에 고배를 마셨다. 한국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A조 첫 경기 이스라엘과의 대결에서 연장 승부 끝에 1대2로 패했다. 투수들은 볼넷을 남발했고, 타자들은 전반적으로 무기력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2라운드 진출을 위해 7일 '난적' 네덜란드를 반드시 꺾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애초 이날 승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였던 것은 선발투수 맞대결. 국내 최강팀의 좌완 에이스와 메이저리그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베테랑이 출격, 자웅을 겨루게 됐다. 두산 베어스의 장원준은 지난 시즌 15승 6패,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했다. 이스라엘 선발투수 제이슨 마키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24승을 거둔 노장이다.
두 투수 모두 기대에 부응했다. 장원준은 4이닝 동안 3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변화구가 스트라이크존에서 너무 벗어난 탓에 실점의 빌미가 된 볼넷 3개를 내준 게 아쉬웠지만 위기를 잘 관리, 대량 실점하지 않았다. 마키도 수준급 투구를 선보였다. 3이닝 동안 다양한 구종으로 한국 타선을 현혹,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한국 타선은 마키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에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7회말까지 1점을 낸 것이 전부였다. 0대1로 뒤진 5회말 서건창의 1타점 적시타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을 뿐 공격에서 돌파구를 찾는 데 실패했다. 6회말과 7회말엔 선두 타자가 출루했지만 병살타로 득점 기회를 허공에 날려버렸다.
마운드도 불안했다. 이날 8회말까지 한국의 투수 6명이 내준 볼넷은 모두 8개. 마운드에서 자신감도 떨어져 보였고 제구가 불안해 위기를 자초했다. 이현승은 7회초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 위기에 몰렸고, 임창민도 8회초 2루타와 볼넷 2개를 허용하며 벼랑 끝 승부를 벌여야 했다.
결국 한국은 최후의 카드까지 꺼내야 했다. 8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끝판 대장' 오승환은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삼진을 솎아내며 이닝을 끝냈다. 9회초에도 삼진 2개를 추가하며 상대 타선을 봉쇄했다. 앞선 투수들과 달리 자신감이 넘치는 투구 자세가 돋보였다.
9회말 한국이 점수를 내지 못하면서 승부는 연장에 가서야 갈렸다. 이번에도 볼넷이 화근이었다. 10회초 등판한 임창용은 볼넷과 안타 등으로 2사 1, 3루 위기에 몰린 뒤 내야 안타를 허용하며 결승점을 내줬다.
한국은 이날 패배로 남은 네덜란드(7일)와 대만(9일)과의 경기를 모두 이기더라도 다른 세 팀의 경기 결과에 따라 2라운드에 진출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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