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많은 토끼풀(클로버)을 보게 되면 '네 잎 클로버'를 찾으려고 눈을 크게 뜨고 이리저리 둘러봅니다. 네 잎 클로버의 의미가 '행운'이기에 왠지 네 잎 클로버를 찾으면 자신의 삶에 행운이 올 것이라는 마음으로 찾곤 합니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클로버를 한 움큼 뽑아서 세 잎 클로버를 버려가며 네 잎 클로버를 찾는 이들도 있습니다. 또 어떤 이들은 그것을 찾기 위해서 수많은 세 잎 클로버를 손으로 누르고 발로 밟습니다. 많은 이들이 네 잎 클로버의 의미가 '행운'이라는 것은 알고 있는 반면 '세 잎 클로버'의 의미가 '행복'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유혹을 받는 장면(마태 4,1-11)이 성경에 나옵니다. 예수님을 유혹하는 (허기졌을 때의) 먹음직스러운 빵과 재물, 남에게 받고 싶은 인정과 명예, 남 위에 군림하는 힘과 권력, 즉 돈과 명예와 권력, 그것들은 참으로 매력적이고 탐나는 것들입니다.
그래서인지 우리 자신을 생각해봐도 돈과 명예와 권력을 찾는 마음은 우리 주위에서, 아니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매력적이고 탐나는 돈과 명예와 권력을 얻기 위해 복권 같은 요행을 바라거나 어떻게 하든 부정적인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많이 가지고 싶어하는 마음속에, 자신의 뜻대로 사람들을 다루고 싶어 하는 마음속에,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좋은 자리에 앉아 인정과 명예와 부러움도 받고 재물도 많이 가지고 하고 싶은 대로 하려는 마음속에 돈과 명예와 권력이라는 것을 새겨 놓고 자신의 삶을 방향 짓는 경우가 우리들의 삶일 때가 많지 않나 싶습니다.
크게든 작게든 유혹은 그렇게 먹음직스럽고 탐스럽고 갖고 싶어하는 것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이 유혹은 쉽게 스스로와 타협하게 만들고, 정당화시키며 심지어 '이 정도는 괜찮아'라고 생각하게 하곤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것들을 유혹이라고 여기지 않으며 유혹에 차차 젖어들어 갑니다. 때로는 반칙과 거짓과 속임, 편법과 불법을 해서라도 그러고픈 유혹에 직면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처음엔 유혹에 넘어가지 않기도 하고 다음엔 유혹 앞에서 멈칫하지만 그 유혹은 계속 우리의 약함 속으로 교묘히 파고들어오고 결국 욕심과 자존심으로 인해 유혹에 넘어갑니다.
어떻게 보면 돈과 명예와 권력을 마음에 두고 이것을 얻으면 '행복'할 것이라고 여기며 갖은 노력을 들여 이것들을 얻으려 하지만 실상 얻기를 원하는 만큼의 이것들은 행복이 아니라 '행운'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는 '행운'을 '행복'으로 착각하고 살아온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클로버를 찾으면서 '세 잎 클로버'를 무시하고 '네 잎 클로버'를 찾는 모습처럼 나에게 주어진, 나 주위의 많은 것이 '행복'인데 그 행복은 무시하고 행운을 얻기 위해 귀를 닫고 앞만 보며 우리의 삶을 소비해버리고 있진 않은지, 그렇게 생활의 중심이 흔들리거나 왜곡되어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유혹과의 만남이 단지 자신의 패배, 상처, 왜곡, 삶의 힘겨움만이 아니라는 것을 위의 성경 구절은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사실 유혹에 넘어가 주저앉았을 때는 나 자신의 부족함에 실망하면서도 다시 일어나고자 하는 희망을 배울 수 있고, 유혹을 극복할 때는 나 자신에게 대견함을 느끼며 더욱 성숙한 또 다른 나를 찾을 수 있기에, 유혹은 우리 삶의 작지 않은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유혹이 '행복'으로 가는 문일 수도 있습니다.
나에게 다가오는 유혹에 쉽게 빠지지 않고, 이것이 혹시 유혹은 아닌지 잘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그 유혹에 빠져 행운을 좇다가 행복을 놓치지 말고, 유혹을 극복해서 행복해지면 좋겠습니다. 다가오는 봄에는 조금은 더 그렇게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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