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10년 전 1금고지기 뺏겨…대구은행에 재탈환 절치부심, 道 5개 시·군 올해 계약 만료
올해 경북 23개 시'군 중 5곳이 세입'세출 예산을 맡을 금고지기 계약을 새로 맺는다. 천문학적 규모의 예금을 확보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 금고를 따내려는 금융권의 한판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올해 말 금고 계약이 끝나는 곳은 포항'문경'경산시와 성주'예천군이다. 특히 8천억원 규모의 경산시 금고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1금고지기인 DGB대구은행은 수성(守城)을 자신하는 반면, 2금고지기인 NH농협은행(이하 농협)은 가만히 두고 보지 않겠다는 태세다.
농협은 2007년(선정 기준) 대구은행에 경산시 1금고(일반회계)를 빼앗긴 후 재탈환을 위해 10년째 절치부심 중이다. 당시 1금고를 맡고 있던 농협은 총력전을 펼친 대구은행의 공세와 금융감독원의 "지역농협은 은행법상 금융기관으로 볼 수 없어, 지역농협 점포 수를 '주민 이용 편의성' 항목에 넣을 수 없다"는 해석 탓에 일반회계보다 규모가 훨씬 적은 2금고(특별회계'기금) 기관으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최근 농협 관계자들은 "2013년 안전행정부(현 행정자치부)와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역농협도 농협중앙회와 동일한 금융기관이라는 해석이 있었던 만큼, 올해 공고가 뜰 5개 지자체 가운데 선택과 집중을 해 제안서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2금고가 군 단위 1금고 수준인 포항은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경산에서는 1금고를 탈환하려는 의지를 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고 유치를 둘러싸고 수성전도, 유치전도 치열할 수밖에 없다. 2008년 포항시 금고를 두고 당시 신한은행이 대대적 공세를 펴자 당시 포항 영업 책임자였던 박인규 본부장(현 DGB금융지주 회장)은 포항에 전입신고를 하고, 대구은행 직원을 봉사활동에 대거 동원하는 방법으로 수성에 성공했다.
한편, 지자체 금고 지정은 공개경쟁 원칙에 따라 올 하반기 공고를 통해 참여할 금융기관을 모집하고, 지자체마다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제안서를 평가한 뒤 최종 결정한다. 지자체 '금고 지정 평가항목 및 배점기준'을 보면 금융기관 신용도와 재무구조 안정성 외에도 주민 이용 편의성, 지역사회 기여 및 협력 사업 등이 포함돼 있다. 즉 금융기관 능력뿐만 아니라 지역에 기여한 다양한 사업 실적을 축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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